일본 닛산자동차와 스미토모상사가 전기자동차(EV) 배터리를 가정용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본격적 EV 보급을 대비해 배터리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산차와 스미토모상사가 이 같은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공장용으로 한정했던 EV 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 가정 등에서 축전지로 재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축전지 시스템은 폐차된 EV에서 꺼낸 배터리를 조립해 만든다. 지금까지는 공장 비상용 전원용으로 상용됐다. 스미토모상사는 자사 영업망을 활용해 이를 지자체, 가정용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자동차 리스 업체인 스미토모 미쓰이 오토서비스도 해당 사업에 합세해 EV, 축전지 시스템, 신재생 에너지 등을 도입하는 지자체를 지원하게 된다. 양사는 회수한 배터리 성능을 파악한 후 사용 주체에 따른 필요 용량으로 가공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닛산이 배터리 재활용에 주력하는 것은 EV 존재가치를 높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긴 주행시간에 따라 배터리가 열화되면 중고차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자동차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배터리를 다른 용도로 재이용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EV의 존재가치가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세계 각국에서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고 있는 희소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닛케이는 E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배터리 재활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EV 신차 판매 대수는 2020년 대비 1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폐차량도 늘어 사용 후 배터리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시장조사업체 파트너스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규모가 오는 2027년 13억9280만달러(약 1조6529억원)을 형성, 2020년보다 3.5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