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모든 기업 사전 현장실사 의무화.. 현장실습비용 국가·교육청이 60%낸다

현장실습 도중 학생 사망에 직업계고 현장실습 개선방안 발표
현장실습 비용 기업이 40%, 국가 30%, 교육청이 30%씩 부담
기업 부담 줄어든다고 안전 확보에 투자할까..실효성 논란도

청년들이 현장실습 도중 숨진 고(故) 홍정운 군을 애도하며 촛불 추모 행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청년들이 현장실습 도중 숨진 고(故) 홍정운 군을 애도하며 촛불 추모 행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모든 현장실습 기업은 사전에 교사와 노무사로부터 현장실사를 받아야 한다.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장실습 학생의 임금의 60%를 국가와 교육청이, 기업은 40%만 부담한다. 기업이 내는 비용이 70%에서 40%로 낮아진다고 해도 기업이 안전 확보에 더 신경을 쓴다는 보장이 없어 실효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기업 점검은 강화되겠지만, 취업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나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교육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 등은 합동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추가 개선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지난 2017년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학생이 작업 중 기계 설비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제도를 보완했음에도 지난 달 또 다시 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정부는 이번에 현장실습 제도 추가 개선방안을 내놓았지만, 학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기존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기본 틀은 유지했으며, 제도가 취지에 잘 맞게 시행되도록 실습준비부터 실행, 점검 등 전반에 걸쳐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실습을 하는 모든 기업들은 선도·참여 기업 가리지 않고 교사와 노무사의 현장실사를 받게 된다. 그동안 학생이 현장실습을 나간다고 하면 선도기업에 대해서는 교사와 노무사가, 참여기업에는 교사가 현장실사를 했다. 영세 업체들도 참여기업들이라는 제도를 통해 현장실습생을 받을 수 있었으며, 학교가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참여기업들까지도 선도기업처럼 노무사와 교사가 함께 실사를 하도록 함으로써 현장실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해·위험 업종(건설, 기계, 화공, 전기 등)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협회, 재해예방전문기관 등이 실사를 하게 된다.

문제가 있는 사업장은 현장실습 참여를 제한한다. 교육부와 고용부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사망재해 발생 사업장 등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공유할 계획이다. 제도적으로는 현장실습생 권익보호를 위해 직업교육훈련촉진법 등 부당대우 금지 관련 조항 신설을 추진하고, 권익 강화를 위한 시도별 현장실습 조례도 개정한다.

교육부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취지에 맞게, 기업이 학생을 교육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부·교육청의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는 기업이 현장실습생 고용에 드는 비용 70%를, 국가가 30%를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기업 40%, 국가 30%, 교육청 30%으로 기업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교육부는 기업의 줄어든 비용부담분을 현장실습생 실습지원과 안전확보 등에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부당대우 신고센터 홍보를 강화하고, 공인노무사, 지방노동관서 등과 연계하여 즉시 권익구제·시정조치 등도 지원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습일지 내용 중 권익침해, 위험징후 등을 자동 감지해 학교, 학부모에게 알리도록 실습일지 점검(LMS) 기능도 개선한다. 학교 현장실습운영위원회 구성 시 학생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실습에 대한 학생의 만족도 평가에 실습프로그램, 근무 환경, 개선사항 등 세분화된 지표를 적용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