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블의 뒤를 이을 12조원짜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수차례 지연 끝에 드디어 우주로 발사됐다.
25일 오전 9시 20분 (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9시 20분), 프랑스령 기아나의 유럽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스페이스의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이하 ‘웹’)이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2.7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우주망원경 웹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18개 금도금 베릴륨의 거울이 무사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50차례의 주요 전개가 완벽하게 진행돼야 한다. 고장 시 전체 시스템의 고장을 초래할 수 있는 ‘단일 고장 항목’이 300개가 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륙 전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웹은 특별한 임무"라며 "이 프로젝트가 높은 위험성을 수반하고 있지만, 큰 보상을 원할 때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다" 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로켓은 발사 200초 이후 상공 약 120km에 도달했다. 폭약 시스템에 의해 로켓을 감싼 페어링이 떨어져 나가며 우주 공간에 웹이 처음 노출됐다.



웹은 발사 27분, 성공적으로 로켓으로부터 분리됐다. 이 시점부터는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STScl)가 웹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되며 단일 우주 임무 중 가장 복잡한 배치를 순서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발사 31~31분 사이에는 태양전지 배열기를 펼쳐 2kW(킬로와트)전력을 공급함으로써 배터리 사용을 줄인다. 이후 2시간 안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의 심우주망(DSN)을 통해 지구로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보내기 위한 안테나를 펼친다. 발사 12시간 30분 뒤에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첫 번째 수정을 거친다.
약 60시간 뒤에는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 궤도에 오른 것보다 빠르게 달을 지나친다. 발사 3일 후 연장된 프레임이 접히며 태양 차폐막이 펼쳐질 준비를 한다. 앞뒤 팔레트가 접히는 데만 5시간이 소요된다. 5일 후 특수 커버가 벗겨지고, 태양 차폐막을 고정하고 있는 107개의 핀을 제거해야 다이아몬드 형태로 펼쳐진다. 태양 차폐막 준비는 발사 8~9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 차폐막은 21x14m로 테니스 코트 크기와 비슷하다.

태양 차폐막이 웹에 탑재된 다양한 과학 기구를 냉각시키면 망원경 배치에 들어간다. 10일 무렵 2시간에 걸쳐 2차 거울이 고정될 예정이다. 2차 거울은 18개 거울이 모여 지름 6.5m에 달하는 주경의 빛을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사 13일 만에 1차 웹의 대략적인 세팅이 끝난다.
지구에서 약 160만km 떨어진 목적지 라그랑주2(L2)로 날아가는 여정 중에도 미세 조정이 계속된다. 거울 뒷면에 있는 126개 액추에이터를 통해 미세하게 구부렸다 폈다 하는 과정을 거친다.
29일 후, 웹이 L2에 성공적으로 도착하면 절반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일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웹이 처음 영상을 지구로 보내오는 시점은 6개월 이후다. 그전까지 궤도 설정과 수정을 반복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