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제 치료제 확보 '발등의 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형태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사용을 승인했다. 먹는 치료제 승인은 영국이 지난달 미국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를 조건부로 승인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이스라엘이 이달 화이자 팍스로비드 사용을 승인한 이후 나온 사례다.

팍스로비드는 복용하면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5일 안에 입원·사망 위험을 8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전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복용할 수 있다. 중증 전환을 막아 코로나19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머크 치료제는 입원·사망을 낮추는 확률이 30% 정도로, 처음 기대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할 치료제가 하나둘 상용화된다는 점은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생산 중인 팍스로비드.(화이자 제공)
생산 중인 팍스로비드.(화이자 제공)

이제 관건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확보다. 세계 각국은 이미 확보전에 들어갔다. 막 개발된 치료제이기 때문에 생산 및 공급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먹는 치료제의 편의성과 효과에 확보 경쟁이 백신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과감하면서도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민간과의 공조도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은 정부의 1순위 과제다.

나아가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자체 백신도 만들지 못한 게 현실이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과 같은 사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다. 혁신신약 선진국인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격차는 5년 이상 벌어져 있다.

코로나19로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 국민이 확인했다.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도전은 계속해야 한다. 백신과 치료제 확보 없이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수 없다.

국내 8개 기업 코로나 백신 임상 진행 현황(자료=국립보건연구원)
국내 8개 기업 코로나 백신 임상 진행 현황(자료=국립보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