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업계가 올해 3분기에만 약 70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 수준 해운 운임으로 늘어난 '실탄'을 발판삼아 인수합병(M&A)과 선대 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세계 해운사 2위 MSC(스위스-이탈리아)와 6위 ONE(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7위권 내 선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22억달러로(약 71조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평균 영업이익 37억원 달러와 비교해 20배 안팎 급증했다. 세계 7위권 내 선사는 머스크, 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하파그로이드, 양밍, HMM이다.
이들 선사는 재무 안전성도 커졌다. 3분기 합산 부채비율은 101.5%로 2019년 말 201.6% 대비 100%포인트 넘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의존도는 37.1%에서 5.2%까지 급감했다. 반면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596억달러(약 70조원)까지 늘었다.
재무 상황 개선은 해운 운임 상승에 기인한다. 세계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4일 기준 4956.02포인트로 전주 대비 61.4포인트 올랐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가다. 5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3분기 운임은 3495.76에서 4614.1로 32% 증가했다.
세계 해운사들은 넉넉해진 실탄을 바탕으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1위 머스크는 지난 8월 미국에서 물류센터 9곳을 운영 중인 풀필먼트 기업 한 곳을 약 1조원에 인수했고, 네덜란드 개인 소포 배달 서비스 업체, 포르투갈 풀필먼트 기업 한 곳을 추가 인수했다. 복합 물류 기업으로서 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선대 투자도 활발하다. 7대 선사 보유 선복량이 세계 컨테이너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5월 65.5%에서 올해 12월 76.6%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MSC의 경우 2020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중고선 총 125척을 취득했고 이달 초 기준 신조 발주 잔량만 99만TEU에 이른다. MSC는 조만간 머스크를 제치고 선복량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는 안정적 해운 운임을 바탕으로 M&A와 선대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컨테이너선 해상 물동량과 선복량은 올해 대비 4.2%, 3.8% 늘 것으로 예상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게 항만 적체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물동량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새해 상반기까지도 해운 운임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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