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 뒤 처음으로 청와대로 초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결정한 뒤 3일 만이다.
내년 5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문 대통령이 과거보다는 미래를 염두에 둔 초석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희망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라는 행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 도착 20여분 전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청와대 내 행사장에 도착했다. 구현모 KT 회장과 담소를 나누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박경미 대변인이 입장하자 인사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이 마스크를 잘못 썼다며 고쳐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인사를 나눈 뒤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차렷자세로 고개 숙여 인사했고, 문 대통령도 웃으며 이 부회장을 환영했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 동안 문 대통령 바로 오른편에 앉아 차분하게 문 대통령 발언 등을 경청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13일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 이후 1년 10개월여 만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회삿돈으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감된 후 석방, 재수감된 뒤 지난 8월 가석방된 바 있다. 이 부회장 가석방 당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을 대신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특히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도 많다”며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부회장 사면 여부가 다음 정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결정도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까지 고려할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