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유통업계 범띠 최고경영자(CEO)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에 포진한 이들은 강한 추진력으로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 활로를 개척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유통 대기업 호랑이띠 경영인 중에는 새해 환갑을 맞는 1962년생이 많다. 그중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와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는 2022년 주목받는 대표적 범띠 CEO다. 이들은 그룹의 대대적 인적 쇄신에도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 식품 계열사를 총괄하는 이영구 사장은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한다. 지난해 오리온에게 내준 제과업계 1위 자리 탈환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 육성과 식품군 계열사 시너지 확보에 매진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과 패션부문 총괄대표를 맡은 이길한 부사장 역시 호랑이띠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해 해외명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강화 전략에 적극 나선다.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와 해외 패션사업을 통합하며 조직 효율화를 꾀했다.
면세업계 수장 중에도 범띠 CEO가 다수 포진해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62년생 동갑내기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면세산업 경영 정상화라는 과제를 맡았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3분기 각각 253억원, 113억원의 적자를 거뒀다. 이갑 대표는 그룹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면세점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국내를 넘어 해외사업 다변화도 추진한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사업 확장을 꾀하는 이재실 대표도 사업장 확장과 온라인 판로 다각화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현대백화점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 역시 62년생이다. 현대백화점 각자대표로 그룹 기획조정본부를 이끄는 장 사장은 대표적 '기획통'으로 새해에는 본업과 시너지를 낼수 있는 인수합병(M&A)에 매진할 전망이다. 장 사장은 올해 SK바이오랜드와 클린젠코스메슈티컬 인수를 이끌었다.
1974년생 중에는 유통 대기업 오너 중 유일한 범띠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으며 현대홈쇼핑 대표도 겸임한다. 향후 경영구도 분리가 이뤄질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한섬 등 비유통 부문 계열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윤기철 대표 역시 62년생 범띠 CEO다.
한편 유통 대기업 3사 외에도 유통·식품업계 전반에 호랑이띠 CEO가 포진해있다. 프랜차이즈 중에는 문창기 이디야 대표이사 회장과 이영상 투썸플레이스 대표가 1962년생이다. 김은수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와 허민회 CJ CGV 대표 역시 62년생 범띠 CEO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