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게임' 열풍 속에 게임산업의 3대 축인 정부, 사업자, 이용자 간 이해가 갈리고 있다. '게임의 미래'라고 높게 평가하는 시선과 '바다이야기' 재림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충돌했다. 정부가 사실상 방치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만 커지고 있다. NFT를 둘러싼 갈등은 '플레이투언'(P2E)에서 기인한다. P2E는 블록체인과 NFT를 활용해 게임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장르를 말한다. 게임 재화를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이다.
P2E는 가파른 성장세지만 국내는 기본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 코인이 환금성을 띠냐, 띠지 않느냐를 두고도 의견이 갈릴 정도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마련된 현행 게임법 특성상 게임이 현금과 연결되면 게임 내용과 상관없이 사행성 게임으로 판단한다는 대전제만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판단을 해야 하는 게임사는 규제 당국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20년 가까이 게임법으로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산업을 막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용자가 게임하면서 재미를 얻고, 결과로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흐름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P2E를 보는 이용자 평가도 갈렸다. 게임해서 얻는 재화로 쌀을 사서 먹으며 생활을 영위한다는 일명 '쌀먹'주의자는 게임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받아들인다. 반면에 '다단계'로 보는 입장은 이를 폰지 사기에 빗대기도 한다. 확률형아이템의 반성 없이 형태를 유지한 채 코인을 도입해서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행보에 분노를 터뜨린다.
규제 당국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사행성 게임이지만 시대적 요구라는 주장과 충돌하면서 업계와의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제도의 허점을 활용한 NFT 게임 출시에 대해 규제 절차를 밟으면서 시간이 소요,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이용자와의 갈등도 겪고 있다.
NFT와 이를 활용한 P2E를 규정하는 정부 입장이 나와야 갈등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지영 변호사는 28일 “NFT와 P2E는 뒤에 있는 담론이 너무 거대하고 다양하다”면서 “판단 근거가 될 만한 연구가 없어 기초적인 인식의 틀을 국가 차원에서 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