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젠 'K-플랫폼' 키울 차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세밑이 한껏 얼어붙었다. 냉랭한 연말 분위기에도 한 해를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곳이 있다. 바로 K-콘텐츠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뒤 4주 만에 세계 1억4200만 계정 시청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히트작이 됐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복장이 유행하는가 하면 한국 전통놀이를 즐기는 풍경도 펼쳐졌다. '지옥' 역시 공개 이튿날 넷플릭스 세계 1위에 올라 K-콘텐츠가 믿고 보는 콘텐츠임을 재확인했다.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K-콘텐츠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는 물론 애플TV+, 월트디즈니 등이 잇달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글로벌 미디어 그룹 워너미디어의 자회사 HBO맥스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구독형 OTT 사용자는 약 17억명이다. 지난 2016년 약 30%이던 아시아 점유율은 60%까지 확대됐다. 그 가운데 K-콘텐츠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 할리우드와 비교해 10% 수준의 저렴한 제작비로 고품질 콘텐츠를 만든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콘텐츠 수급 핵심 국가로 자리 잡았다.

아쉬운 점은 있다. 우수한 K-콘텐츠를 전달하는 플랫폼은 글로벌 기업 차지란 점에서다. '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유행이 빠른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K-콘텐츠가 세계시장에서 먹힐지는 미지수다. OTT시장 성장에 대비한 K-플랫폼의 글로벌화가 절실하다. '임인년' 새해에는 K-콘텐츠와 함께 K-플랫폼 역시 세계에서 포효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