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1981년생 여성 임원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내정했다. 기존 검증된 C레벨 임원을 대표로 승진시키는 대신, 젊은 피를 수혈했다. 내년 3월 주총 이후부터 최 내정자는 코스피 시가총액 3위 회사를 이끌게 된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의 최대 숙원인 글로벌 시장 개척과 네이버 내부 조직 전면 쇄신과도 맞아떨어지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밖으로는 국내외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글로벌 전략 강화에 무게를 두고, 안으로는 MZ세대가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해 수평적 조직문화로 재정립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각도 있다. 최 내정자가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입사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4년간 근무했고, 이후 법조인의 길을 걷고 난 뒤 재입사한지는 2년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떤 새로운 리더십으로 빅테크기업 네이버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의 이번 파격적인 인사는 국내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최첨단 기술의 등장과 세계화의 변화 속에서 젊은 리더들이 전면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쟁업체인 카카오를 비롯해 국내 굵지의 대기업, 그리고 핀테크, 스타트업 등에서 연이어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서열주의, 순혈주의가 깨지는 등 채용, 인사,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야흐로 80년대생 CEO 시대가 열렸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