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상승하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국제 유가 상승과 소비 회복으로 석유류와 서비스 가격도 치솟았다.
통계층은 2021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100)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019년 0.4%, 2020년 0.5%로 2년 연속 0%를 기록했으나 올해 2%로 뛰어올랐다. 이는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4%의 상승률보다 소폭 높다. 다만 2020년 기준으로 개편한 지수가 아닌 기존 2015년 기준을 적용하면 상승률은 2.4% 수준으로 추정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 물가가 2% 중반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다. 이또한 2011년(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8% 올라 2015년(2.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2% 중반을 기록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8.7% 오르며 2011년(9.2%) 이후 가장 오름폭이 컸다. 달걀(41.3%)과 파(38.4%) 등 '대란'이 발생한 품목을 포함해 돼지고기(11.1%), 국산쇠고기(8.9%) 등의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났다.
공업제품은 2.3% 오르며 2012년(2.8%) 이후 가장 상승률이 컸다. 특히 석유류가 15.2% 오르며 2008년(19.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14.8%, 경유가 16.4%, 자동차용LPG가 18.0% 상승률을 나타냈다. 우유가격 상승 여파로 가공식품도 2.1% 올랐다. 다만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와 전기료 인하로 2.1% 하락했다.
서비스는 2.0% 올랐다. 집세가 1.4% 상승하며 2017년(1.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세(1.9%), 월세(0.7%)가 모두 올랐고, 이 중 월세는 2014년(1.0%)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는 2.6%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도 1.0% 올랐다.
올해 물가는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이 커졌다. 월별 물가는 1월 0.9%를 기록한 후 4월에 2%대에 진입했고 10월에는 3%로 올라섰다. 11월 3.8%에 이어 12월에도 3.7%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에는 농축수산물(7.8%), 공업제품(4.7%), 전기·가스·수도(1.4%), 집세(2.0%), 공공서비스(0.9%), 개인서비스(3.4%)가 모두 상승했다.
어 심의관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등으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발유(21.0%), 경유(26.6%), 자동차용LPG(36.5%) 등 석유류도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