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낳은 시장 중 하나가 온라인 마켓이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 보조 수단으로 여겼던 온라인몰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속도로 커져 백화점, 명품관까지 필수 운영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2019년 135조원에서 지난해 19.2% 성장한 161조원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제품 사진만 온라인으로 제공한다고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의류 영역에서는 제품 재질과 핏, 컬러, 마감 등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 본인 취향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에프앤에스홀딩스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바탕으로 실물을 보는 듯한 온라인 쇼핑몰을 구현했다. 메타버스 기술까지 접목해 '커뮤니케이션 기반 패션 메타버스몰' 표준을 제시한다.
회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 '패스커'는 3D 기술을 활용한 가상 쇼룸과 가상 스토어를 제공한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제품을 사진으로만 소개했다면 패스커는 3D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공간에 매장 전체를 옮겨 놨다. 손가락 하나로 매장을 둘러보고 관심 상품을 클릭하면 실물처럼 살펴볼 수 있다. 상하좌우 회전은 물론 깨짐 없는 확대·축소까지 가능하다. 청바지의 경우 실제 사람이 입고 움직였을 때 어떤 구김과 모양이 나오는지까지 보여준다.
최현석 대표는 “게임에 주로 쓰이는 유니티 기반 3D 엔진을 패스커에 적용해 4K 고화질 이미지를 웹상에서 가볍게 구현했다”면서 “이런 3D 엔진을 서비스에 활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32개 패션기업이 패스커에 가상 쇼룸과 가상 스토어를 만들었다. 펜디, 롱샴, 스와로브스키, 마이클코어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러브콜을 보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발하자 효과적으로 제품을 알리기 협업 요청이 쏟아졌다.
에프앤에스홀딩스는 패스커 경쟁력은 실물에 가까운 제품·스토어 전시를 넘어 '커뮤니티'에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 상반기 메타버스 기술을 더한 가상세계를 오픈한다.
가상세계는 온라인몰과 게임을 접목한다. 가상세계 속 아바타가 게임처럼 거리를 활보하며 눈에 띄는 가상 스토어를 방문하고 제품을 구경하며 직접 옷이나 소품을 착용한다. 마음에 들 경우 구매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기반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한다. 지인과 함께 가상세계를 돌며 쇼핑과 채팅을 한다. 가상세계 속 흥미를 높이기 위해 미션을 제공한다. 이를 수행한 이용자에게는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한다. 메타버스 공간에 쇼핑과 놀이를 결합한 '패션 놀이터'가 들어서는 것이다.
에프앤에스홀딩스는 패스커를 우리나라 디지털 패션 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는 씨앗으로 삼고 싶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사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비용과 시간을 아끼고 오프라인 영업이 어려운 패션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제공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글로벌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꿈을 펼칠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젊은 디자이너들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나 재고 등 비용 리스크가 커 창업을 선택하지 못하는데 패스커를 이용해 시제품을 가상공간에 공유하고 다수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여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