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 준공된 풍력발전이 77.7㎿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풍력발전 보급실적 160.05㎿(준공완료 기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태양광 준공 실적의 약 5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는 풍력발전 인허가 규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적기에 풍력발전 보급 지연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준공된 풍력발전은 77.7㎿다. 강원 평창 청산풍력단지(21.6㎿), 전남 장흥풍력단지(18㎿)가 준공이 완료됐다. 강원 태백금봉풍력발전단지와 경남 양산원동풍력단지에서 각각 14.1㎿와 24㎿ 일부 준공된 물량을 반영했다. 준공이 완료된 풍력발전단지만 따지면 39.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풍력발전이 100㎿ 이하로 준공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해상풍력만 12GW로 확대하는 등 보급책을 내세웠지만 풍력발전 보급 실적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태양광은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태양광발전 설비는 지난해에만 약 4.4GW(4400㎿) 규모로 준공됐다. 풍력발전 설비보다 약 57배 많은 태양광발전 설비가 준공된 셈이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태양광 보급량은 약 22GW로 누적 보급량이 약 1.7GW에 불과한 풍력 보다 12배 넘게 많다.
풍력발전은 우리나라가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핵심 에너지원 중 하나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풍력발전은 특히 소규모 발전소가 많은 태양광과 달리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중심으로 공동접속설비를 구축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계통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낮에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과 달리 24시간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태양광의 간헐성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한 2017년 이후 매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태양광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화하고 있다. 산업부가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와 설비등록 잠정실적을 바탕으로 밝힌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신규보급은 2018년 전체 에너지원 중 약 7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91%로 비중이 커졌다.
정부와 에너지공단은 지난해 착공에 돌입한 풍력발전은 902㎿로 많아, 향후 준공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풍력발전 인·허가 규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준공되기까지 5~6년은 걸린다. 업계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풍력발전 원스톱 샵)' 법안이 우선 통과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법은 풍력발전 인·허가 절차를 줄이기 위한 안을 담고 있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풍력발전 준공 실적이 지난해 특히 적었다”면서 “풍력발전 원스톱 샵 법안이 이번 회기 내에는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우리나라 풍력발전 신규 설치량(단위 ㎾)
자료: 한국풍력산업협회(2010~2020), 한국에너지공단·산업통상자원부(2021)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