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팝 아이돌 그룹 '세러데이' 멤버가 눈앞에서 춤추고 노래한다. 찡그리고 웃는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하다. 손에는 어느 새 야광봉이 들려있다. 뒤를 돌아보니 대형 돔 안에 수만 관객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위를 보니 높은 천장의 공간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2. 눈앞에 펼쳐진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 모가디슈가 상영되고 있다. 차안으로 총알이 빗발치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 실감났다. 옆을 돌아보니 흔한 극장 풍경이 그대로 연출된다. 공간감이 느껴지다 보니 자꾸 뒤와 천장을 돌아본다.
롯데정보통신과 메타버스 자회사 칼리버스가 CES 2022에서 공개한 실감형 메타버스의 장점은 '생동감'이다. 어색하거나 조악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CES 2022 에서 체험한 메타버스 서비스 중 콘텐츠 품질로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는 “지금도 아이돌 얼굴 등은 실제보다 훨씬 실제에 근접하게 구현할 수 있다”며 “영화의 경우, 고정된 스크린에 영화를 상영하며 주변은 생동감 있게 구현하는 게 기술이자 일종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생동함 때문인지 '롯데정보통신X칼리버스' 전시관은 개막일부터 폐막일인 7일까지 메타버스를 체험하러 온 관람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념품은 첫날 이미 사흘 치가 동났다.
CES2022는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에 자신감을 안겨줬다. 관객 반응과 다른 기업의 출품 제품 등을 비교한 결과,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도할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메타버스 내 쇼핑·공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완성된 고품질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회사는 현재 롯데정보통신 밖에 없다”며 “CES 2022에선 데모 수준으로만 선보였지만, 상반기부터 상용 서비스를 본격화한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도 거듭했다. CES2022에서 세계적 메타버스 제작 플랫폼 회사 언리얼 엔진의 제작사 '에픽게임즈'의 한국법인과 실감형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영화 아바타, 혹성탈출 등의 제작사에서 디지털 컨텐츠를 구현했던 데이빗 베넷이 설립한 독일의 미믹 프로덕션즈와 디지털 휴먼·컨텐츠 제작 기술 협력을 위해 손잡았다.
양사와 협력으로 현실과 가상현실 경계가 융합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경제활동까지 연결되는 형태로 한 차원 진화하는 미래형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는 연내 메타버스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상반기 그룹 계열사 메타버스 적용을 마치고 국내외 메타버스 기업과 협력을 확대, 상용 플랫폼 고도화에 주력한다.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이커머스 서비스를 목표로 플랫폼을 개발하는 동시에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롯데백화점 등 그룹계열사 사업에 최적화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할 계획이다.
야심작도 준비중이다. 제페토, 이프렌드 등이 선점한 메타버스 커뮤니티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김 대표는 “구체적 방향은 아직 말할 수 없다”면서도 “실감형 메타버스 특성을 극대화한 신개념 서비스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도 “다양한 산업, 리얼 월드를 완벽하게 메타버스로 전환하는 것이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의 지향점”이라며 “메타버스가 지금은 하나의 콘텐츠로 언급되는데 전 산업, 나아가 현실을 그대로 메타버스에 녹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칼리버스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달 HMD 기반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알리고 CES 2022에서 최초 공개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