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내 게임사가 PC·콘솔 게임을 쏟아낸다. 2012년 퍼즐·러너 모바일 게임이 득세한 이후 오랜만의 귀환이다. 모바일 일변도 시장에서 다양성을 회복하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고티를 노리고 제작하는 게임도 있는 만큼 완성도도 기대된다.
지난 10년간 시장에 출시된 국산 PC 게임 중 시장에 자리 잡은 게임은 손에 꼽는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등에 불과하다. 모바일 게임으로 산업 축이 옮겨간 영향이다.
'아키에이지' '블레스' '트리 오브 세이비어' '문명 온라인' '에스커' '아이마' '수신학원 아르피엘' '메이플스토리2' '서든어택2'처럼 이름이나마 남기면 다행이었다. 콘솔은 더 참담했다. 2009년 '마그나카르타2' 이후 기대를 받았던 '킹덤 언더 파이어2' 콘솔 출시는 무산됐고 이후 인디 혹은 니치 마켓을 노린 게임만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다.
2017년을 기점으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 모바일 게임의 급격한 발전과 판호를 통한 무역장벽으로 중국 수출에 의존했던 국내 게임사가 판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PC·콘솔에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다. 서구시장에서는 콘솔 플랫폼이 전체 시장서 25%가량 차지한다. 2020년 61조원으로 추정된다. 게임다운 게임개발의 회귀욕구도 작용했다.
국내 게임사는 새해 준비했던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내보인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연내 출시한다. AAA급 타이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형 게임이다. 해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펄어비스는 완성도를 위해 출시 일정을 조정해가며 공을 들이고 있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도깨비'는 붉은사막 이후 출시 일정을 잡는다. '플랜8'도 주목받는 신작이다.
넥슨은 '프로젝트 HP'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프로젝트D' '프로젝트 BBQ' '오버킬' 'DNF듀얼' '프로젝트 매그넘' 등 다양한 PC·콘솔 대응 게임을 개발한다. 모바일 사업 집중도를 높이면서도 PC게임을 매해 라인업에 넣었던 넥슨이지만 이렇게 많고 무게감 있는 PC·콘솔 라인업을 꾸렸던 적은 최근 수 년간 없었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대항해시대' 등 국내 PC게임 전성기를 이끌었던 메가 IP를 PC·콘솔로 선보인다. 개발 시작 때부터 화제를 몰고온 작품으로 기대가 크다. 이외 '더 밴시' '언디셈버', '퀀텀나이츠' 등도 라인게임즈에서 서비스할 PC, 콘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TL'을 하반기에 내놓는다. 전신인 리니지이터널 시절을 포함하면 10 넘게 개발 중인 게임이다. PC와 콘솔로 출시된다. 콘솔 시장 공략에 맞는 게임 디자인과 BM을 준비한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X'를 2월 엑스박스 진영에 출시한다. 로얄크로우 '크로우즈', 카카오게임즈 '디스테라'도 예열을 마치고 시장 진입을 기다린다.
전작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게임사도 PC·콘솔로 도약을 시도한다. 하운드13은 '프로젝트M'으로 엔픽셀은 '크로노 오디세이'로, 엔엑스엔은 '라이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정확한 출시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출시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외 네오위즈 'P의 거짓', 이기몹 '건그레이브 고어' 등도 새해 콘솔 시장을 겨냥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