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생산 물질의 대장암 억제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장내 미생물 생산물질이 대장암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해 세포사멸을 유도함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대장암과 같은 장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아토피 피부질환, 우울증, 노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어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등으로 발병률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장암은 수술적 치료와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고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조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항암치료 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과 낮은 효능으로 인해 많은 환자가 고통을 받고 있어 새로운 개념의 항암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장암 환자와 일반인 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장암에 관한 연구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으나,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한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대사체인 '프로피오네이트'가 대장암의 치료 타겟 중 하나인 EHMT2 효소단백질 분해 촉진과 이를 통한 대장암 세포의 사멸 효과를 발견했다.
또한 EHMT2 저해제와 프로피오네이트를 동시에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장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음을 3차원 세포배양 모델을 통해 확인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조현수 박사는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대장암 억제 기전을 통해 대장암 치료를 위한 인체 유용 마이크로바이옴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했다”며 “향후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차세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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