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未生)이란 사전적 정의는 삶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 즉 반상의 돌이 갖추어야 할 완생(完生)의 최소 조건인 '독립된 두 눈'이 없는 상태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미완의 인생을 의미한다. 반면에 완생(完生)은 집이나 돌이 완전히 살아 있는 상태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완전한 삶 또는 성공한 인생을 일컫는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은 2022년 3월 9일로 이제 채 2개월이 남지 않았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 국민에게 완생(完生)으로 이어질까.
지난해 6월 홍준표 의원이 국민 8182의 목소리를 담아 작성한 '대한민국 미래비전 국민에게 듣다'라는 인뎁스 보고서를 보면 많은 국민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에도 조사 대상의 48.3%가 우리나라 미래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자영업자와 중장년층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떤 정책이 나와도 희망을 걸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부정적 전망은 계속 불거지는 각종 의혹으로 대선 후보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들게 한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에게는 미래가 밝지 않다는 의견이 상당히 퍼져 있다. 성장은 안 되고 전셋값 집값은 폭등하는데 월급은 푼돈이다. 본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그나마 개인의 삶은 좋아질 것도, 더 나빠질 것도 없이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은 희망이 없어도 나은 편이다.
우리 국민은 경제성장에 대한 전략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패거리 정치, 정권 창출, 이권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집값·보육·교육비 부담으로 결혼을 꿈꿀 수 없는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데도 종합적 대책이 없다며 푸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수도권은 집값 폭등으로 젊은층이 근로의욕을 상실하고 있고, 중장년층은 정년이 너무 짧으니 은퇴 후 노후 불안을 느낀다. 거의 불가능한 취업과 사업 부진, 자영업자 붕괴 등 불안감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차기 국가지도자는 국민소통 능력을 통해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를 대비하는 능력, 위기 해결 능력, 위기 시 대처 능력을 국민은 주문하고 있다. 또한 강력한 추진력으로 각종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대선후보 사이에서 불거지는 의혹은 이런 기대를 접게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들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본인의 대장동 의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의혹과 윤 후보 장모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개발 의혹 등으로 국민은 기대감보다 피로감을 더 느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크지만 정작 이를 달성할 야권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그렇다고 여권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누가 승리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대선후보들이 국민이 원하는 완생에 대한 적극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국민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대적 가치는 공정, 행복, 건강, 안전, 번영이다. 말로만의 공정이 아닌 정치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받침이 되고, 국민에게 한 줄기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어야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
정부가 경제성장의 토대 위에 일자리 창출과 안전하고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조성해 줘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 N포세대라 일컫는 청년에게 희망을 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하지만 대선후보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에서까지 튀어나오는 각종 편법과 악습으로 인한 의혹은 국민들을 다시 실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 자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완생은 매우 단순하고 소박하다. 학생들은 공정한 교육정책 완비, 청년들은 맘껏 일하고 사랑할 수 있는 무대만이라도 만들어지는 것, 사회 초년생은 본인의 능력을 배양하고 가족과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마사지 받고 낮잠을 편히 즐기는 것, 중년층은 안전한 일자리와 본인 연봉에 떳떳할 수 있는 삶, 그러한 연봉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것, 회사나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제 시간에 퇴근하는 것, 장년층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 노년층은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및 공평한 복지 시스템 구현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우리 국가지도자는 과연 국민의 소박하고 간절한 외침에 제대로 응대하고 있는가. 제20대 대선이 목전임에도 국민이 바라는 정책은 없고 각종 의혹만 난무한 채 정쟁에만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된다. 국민이 바라는 완생인 경제성장과 세금 인하, 규제 완화, 부동산 안정 및 주택공급정책,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보, 사회복지 및 국민 갈등 해소 등에 대한 각 후보 진영의 정책은 과연 무엇인가.
국가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바람을 잘 헤아려야 한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정책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자문자답을 수없이 해야 하며,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통해 국민들과 국가적 이익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돌아봐야 할 때다.
우리에게 강태공으로 잘 알려진 여상이 천하를 얻는 방법을 묻는 주문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천하비일인지천하 내천하지천하야(天下非一人之天下 乃天下之天下也) 동천하지이자즉득천하 단천하지이자즉실천하(同天下之利者卽得天下 擅天下之利者卽失天下)'라고.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고 만백성의 천하이다. 그러므로 만백성과 이익을 함께하는 자는 천하를 얻고, 오로지 이익을 혼자만 차지하는 자는 천하를 잃게 된다. 과연 현재 대선 후보 중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으로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의 소박한 꿈인 완생(完生)을 책임질 후보가 누구일까. 여야 대선 후보들은 태공망 여상(太公望 呂尙)의 말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류길호 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rkh615@naver.com
류길호 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은 경북 의성 출신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17대 대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선대위 과학기술자문위원,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선대위 부대변인을 지냈다.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하면서 IPTV법 제정에 한 역할을 하고, 보좌진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와 함께 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