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업계가 새해 신사업 발굴을 최우선 목표로 서버, 스마트 스크린, 광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외 환경과 공공 데스크톱 시장 축소에 대응하는 매출 구조 다변화가 목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텍, 대우루컴즈, 주연테크 등은 주력 PC사업에 이은 신규 사업 모델을 검토한다. 자체 기술개발로 신제품을 준비하고 과거 실패한 사업모델을 보강해 재진출을 꾀하는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
에이텍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스마트 방송장비와 치매환자 지원 키오스크 사업을 올해 본격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스마트 방송장비 조달청 나라장터 등록을 마치고 올해 공공시장 영업을 강화한다. 치매환자 케어 솔루션 역시 지방자치단체 데이케어센터를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두 사업에 이어 서버와 태블릿 사업도 검토 중이다. 에이텍은 4~5년 전만 해도 서버 사업을 일부 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올해에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x86서버 외에 워크스테이션을 눈여겨본다. 스마트 교육 사업 도구로 수요가 늘고 있는 태블릿PC 역시 처음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대우루컴즈는 스마트미러와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솔루션 개발을 올해도 이어간다. 스마트미러는 대형 유통사와 손잡고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 중으로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한다.
추가로 택시캡 디스플레이도 개발한다. 택시 차량 천장에 부착돼 고객 승차 여부만 알려주던 '캡'이 다양한 교통,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와 광고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하면서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우루컴즈는 국내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공급을 목표로 다양한 차별화 기술을 접목 중이다.
주연테크는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최근 수요가 커진 '스마트 스크린' 시장을 노린다. 회사는 데스크톱에 집중하는 국산 PC업계와 달리 선제적으로 노트북을 출시, 매출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두 달간 게이밍 노트북 8종을 내놨다. 여기에 태블릿과 모니터를 결합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는 '탭 모니터'도 출시,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며 포터블 스크린,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 등으로 불리며 주목 받는 시장이다.
국산 PC업계가 신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데스크톱 시장 쇠퇴 때문이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데스크톱 출하량은 52만56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가량 줄었다. 반면 노트북 출하량은 80만89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1%나 성장했다.
국산 PC업계 주 매출원인 공공조달 데스크톱 시장은 노트북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며 지난해 30%가량 시장이 준 것으로 추산된다. 공공조달 매출이 전체 90% 이상 차지하는 상황에서 시장 축소는 타격이 크다. 지난해 그래픽카드, 중앙처리장치(CPU) 가격 폭등에 이어 올해 환율 급등 등 외부 변수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 데스크톱에 이은 신규 사업 발굴이 절실해 졌다.
대우루컴즈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조달 데스크톱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었고, 올해도 약 15% 더 줄 것으로 예측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시급해졌다”면서 “PC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