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기업 굳히기에 나선다. 단일 공장 기준 업계 최대인 4공장 가동을 반 년 앞당기고, 5공장도 연내 착공한다. 여기에 6~9공장이 들어설 제2캠퍼스 부지를 2분기 중 매입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1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 계획을 밝혔다.
림 대표는 “4공장 가동을 6개월 앞당겨 올해 10월 1단계 부분 가동을 시작하고 내년 2분기 나머지를 운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미 대형 제약사 3곳과 (4공장에서 생산할) 5개 제품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0개 제약사와 30개 물량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송도에 짓는 신공장이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1.5배 크기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리터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CMO 입지를 굳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5공장을 연내 착공하는 한편 추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약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5공장은 연내 착공된다. 하나의 공장에서 다양한 종류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멀티모달' 형태로 꾸려질 계획이다.
제2캠퍼스 부지 매입은 인천시와 협의 중으로, 2분기까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항체의약품 대량 생산시설인 6공장과 오픈이노베이션센터가 들어선다. 7~9공장 건설도 검토한다고 림 대표는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61건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 전체 계약 건수(57건)를 넘었다. 3분기 누적 수주 금액은 71억달러에 이른다. 일라이릴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얀센,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 CMO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라스미드DNA(pDNA), 바이럴벡터 등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세포치료제와 차세대 백신 CMO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5공장을 준비 중이다.
이미 지난해 국내 최초로 모더나 mRNA 백신 완제(DP) 위탁생산 계열을 체결하고 5개월 만에 생산을 시작하며 사업 확장의 첫발을 뗐다. 현재 3공장 내에 mRNA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도 건설 중이다. 5월부터 미국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의 mRNA 백신 후보물질 임상용 원료의약품 생산을 시작한다. 림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멀티소싱 전략 확대와 중소 바이오 제약사 증가로 아웃소싱 수요가 증가하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은 11~13%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도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축 중심으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엔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주요 성과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다수의 글로벌 투자자가 접속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이후 올해까지 한국 기업 최초로 6년 연속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