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도업계가 송전 손실을 최소화한 '초전도'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 초전도 케이블을 저비용으로 냉각할 수 있는 신기술을 철도 송전선에 적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철도(JR) 산하 철도 종합기술연구소가 미야자키현에서 1.5㎞ 길이 송전선에 액체질소를 흘려 냉각하는 실증 시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송전선 일부는 미쓰이금속에서 제조됐다.
송전 손실 대부분은 전선 저항에 따라 전기가 열로 바뀌면서 발생한다. 송전선을 냉각해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면 저항이 0이 되기 때문에 손실을 없앨 수 있다. 연구소는 고가의 액체 헬륨 대신 ㎏당 몇 백엔 수준인 액체질소를 냉각제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송전 방식과 비교해 냉각 비용이 증가하지만 1㎞ 이상 송전선에 적용하면 송전 손실이 줄면서 그 이상의 비용을 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여러 철도회사가 해당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분야는 물론 전략회사, 통신사 등으로 이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압이 잘 떨어지지 않는 초전도 송전이 대중화되면 변전소 감축으로 이어져 전체 송전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일본은 전압 유지를 위해 도심에서 3㎞마다 변전소를 운용하고 있다. 곳당 유지비는 연 2000만엔(약 2억원) 수준이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자국의 송전 손실은 약 4%다. 일본 전국 철도회사가 전철 운행에 사용하는 전력이 연간 약 170억㎾h인 것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7억㎾h가 손실되는 셈이다. 이는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송전 손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중국은 작년 11월 국유 송전회사 국가전망이 상하이에 1.2㎞의 초전도 송전선을 설치했다. 중국의 송전 손실 비율은 6.5% 수준이다. 4.8%인 독일은 관계 부처 주도로 지난 2020년 뮌헨 지하에 12㎞ 초전도 송전선을 부설하는 '슈퍼링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