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IT 단체 회장 인선 쏠리는 눈, 한종희·조주완 거론

서울 상암동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전자회관 전경.
서울 상암동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전자회관 전경.

국내 전자·IT업계 최대 단체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차기 회장 선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임에 관심이 쏠린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EA는 다음달 말 정기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1976년 설립된 KEA는 25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우리나라 전자·IT 업계 유력 단체다. 기업 경영정보와 특허분쟁, 환경규제, 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정책 제안·컨설팅 활동을 한다. 국내 최대 전자산업 행사인 '한국 전자전' 주최 기관이기도 하다.

KEA 차기 회장으로는 한 부회장과 조 사장이 거론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 부회장은 현 김기남 회장(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우리나라 최대 전자·IT기업인 삼성전자 소속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1988년 삼성전자 VD사업부에 입사한 뒤 TV사업부에만 몸담았다. 지난달 삼성전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세트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자·IT 산업 트렌드에 해박하고 산업계는 물론 미디어와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사장 역시 지난달 인사에서 승진해 LG전자를 이끌게 됐다. 1987년 금성사에 입사해 독일,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을 돌며 사업 역량을 발휘한 '글로벌 전문가'다. 미국 법인장으로 부임한 2014년부터 3년간 미국 시장 매출을 12%나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감각과 사업 수완을 인정받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

그동안 KEA는 1978~1981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한 김완희 한국전자기술연구소 상임고문을 제외하고 삼성전자가 5번, LG전자가 4번씩 번갈아 가며 회장사를 맡았다. 회장사 역임 기간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길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약 10년 간 회장직을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현 김기남 회장까지 18년 연속 삼성전자가 회장사를 맡았다.

KEA 회장 임기가 3년에다 연임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한 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선임되면 삼성전자가 최소 21년 연속 회장사 타이틀을 유지한다. 일각에서는 2004년 구자홍 전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LG전자도 이번 기회에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1 한국전자전(KES)에서 이상규 LG전자 사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기남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 양승욱 전자신문사 사장(왼쪽부터) 등 내빈들이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지난해 10월 열린 2021 한국전자전(KES)에서 이상규 LG전자 사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기남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 양승욱 전자신문사 사장(왼쪽부터) 등 내빈들이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업계는 올해를 어느 때보다 KEA 회장 역할이 중요한 한 해로 본다. 탄소중립, 중대재해처벌법 등과 관련해 산업계 목소리를 새 정부에 전달·설득해야 한다. 전자산업이 친환경,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영역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대비는 물론 핵심사업인 한국 전자전 경쟁력 강화도 요구된다. 신임 회장이 최근 부임한 박청원 상근 부회장과 합을 맞추며 전반적인 사업·조직을 혁신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일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급변하는 전자산업 방향을 짚어주고 회원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신임 회장이 선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KEA 역대 회장 및 임기>

국내 최대 전자·IT 단체 회장 인선 쏠리는 눈, 한종희·조주완 거론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