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기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사업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가 올해 본궤도에 돌입하는 가운데 2020년 시작된 시범사업은 최종 과제가 대폭 줄어들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 부족으로 10개 테마 중 4개만 최종 과제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선행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 과제에 대해서는 업종별 R&D 예산을 배분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한다. 전문가들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가 과제별 '경쟁형 연구방식'에 집중하기보다 과제 간 '연결성'을 강화해 파급력 있는 최종 과제를 도출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7일 정부와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에 따르면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랜드챌린지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안에 프로젝트 최종 단계인 '본연구'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본연구 선정 대상은 2020년 시작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시범사업이다. 산업부는 인간·사회·산업·지속가능성 등 분야에서 선정된 10개 테마를 선정, 연구 초기 단계인 '개념연구'와 '선행연구' 과제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본연구에 돌입하는 과제에는 약 164억원 수준의 예산만 배정됐다. 본연구가 연간 4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4개 과제만 수행할 수 있는 셈이다.
산업부는 시범사업에 대해 지난해 예타를 통과한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예산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총 사업비가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총 4142억원으로, 당초 산업부가 제안한 예타안(7562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돼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난제에 도전하는 고난도 기술개발 과제다. 우리나라 정부 R&D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혁신도전형 R&D로 꼽힌다. 특히 '개념연구(1년, 6배수)→선행연구(1년, 3배수)→본연구(5년, 1배수)'로 이어지는 경쟁형 연구방식이 특징이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과제 예산이 커지고 연구도 고도화되는 구조다.
산업부는 개념·선행연구 단계에서 연구 결과가 가치 있다고 판단한 과제가 최종 과제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업종별 R&D 예산을 배분하거나 다음해 알키미스트 과제에 편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잠재력이 훌륭한 선행연구 과제는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장 알키미스트 본과제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연구 성과가 있는 것은 차년도 알키미스트 테마로 검토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선행연구 결과의 가치가 정부가 추구했던 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을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알키미스트 최종 과제를 도출하기 전 개별 과제 간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제 간에 나눠진 기술 구성요소를 융합해 산업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최종 연구단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석인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기술정책연구센터 석좌교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연구 테마 범위가 넓기 때문에 3~4개 기술과제가 있을 수 있는데, 경쟁형 연구방식으로는 1개의 기술과제만 선정될 수 있다”면서 “기술과제는 서로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연관성이 있는 부분은 하나로 묶어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알키미스트 프로젝트' 테마 선정과 연구 수행 방식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