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연구팀이 초소형 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양대는 정재경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팀이 텔루린(Tellurene) 2차원 반도체 소재가 적용된 세계 최고 수준 'p-채널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 실리콘 프로세서(CPU) 위에 3차원으로 메모리(RAM) 소자 집적에 필요한 CMOS TFT 주변회로 구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로, CPU와 RAM이 합쳐진 단일 칩을 만들 수 있다.
단일 칩은 현존 기술로는 제작이 불가능하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CPU와 RAM이 각각 차지하던 면적이 줄어 초소형 컴퓨터 제작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을 보다 작게 만들 수 있다.
또, CPU와 RAM간 물리적 배선 거리가 짧아지고 수직배선 밀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연산과 처리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고, 10배 이상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정 교수는 학교 재직 이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개발(R&D)에 참여했었다.
연구팀은 학문적 연구를 넘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체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스퍼터링 및 ALD 공정을 활용한 고품질 2차원 텔루린 박막 제작법을 개발했다.
현재 메모리, 로직 반도체 소자 집적도 향상은 개별 트랜지스터 크기가 나노 수준에 도달, 물리적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 연구가 진행된 가운데 2차원 텔루린 반도체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려면 400도 이하 온도에서 12인치 웨이퍼 위에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용액기반 또는 극저온 증착 등 공정은 기존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정 교수팀은 기존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기 쉬운 '물리적 기상증착법'을 통해 4인치 웨이퍼 기판위에 상온에서도 2차원 텔루린 박막을 균일하게 형성할 수 있는 성장법을 제시했다.
웨이퍼 레벨에서 2차원 텔루린 채널을 적용한 p-채널 FET 소자는 5V의 낮은 게이트 전압에서도 30㎝2/Vs 이상 전계이동도, 105 이상 전류 점멸비 등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증착기반 p-채널 FET 소자 특성 기준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다. 제조공정 최대 온도가 200도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실리콘 CPU 위에 3차원 수직방향으로 집적이 가능, 향후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하나의 반도체 칩에 구현하는 '모놀리식 3차원 집적소자'는 물론 한번 충전으로 몇일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교수는 “고성능 p-채널 2차원 텔루륨 기반 트랜지스터 공정기술은 향후 모놀리식 3차원 집적 기술의 상부 층에 직접 적용이 가능하다”며 “메모리·로직 일체형 시스템 반도체는 물론 다기능·초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LG 디스플레이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소재분야 세계적 학술지(npj 2D Materials and Applications)에 발표됐다.
서울대 한승우, KAIST 정성윤, 동국대 정권범 교수진과 공동연구 형태로 수행했고, 한양대 융합전자공학과 김태규 연구자(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