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사내 성폭력' 연루 직원 80여명 무더기 징계

사진=액티비전 블리자드.
사진=액티비전 블리자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직장 내 성폭력 스캔들에 연루된 직원 37명을 해고하고, 44명에게 징계 조치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리자드가 사내 성폭력 및 차별 스캔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러한 조치를 단행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7월 미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이 성폭력을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며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관련 보고만 700여건이 회사에 접수된 바 있다.

헬레인 클라스키 블리자드 대변인은 WSJ에 직원 37명을 “해고했다”며, 그 외 44명이 사측 조사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700여건의 관련 보고에 대해서는 “동일 건에 대한 별도 보고서, 선의로 사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포함된 보고”라며 부인했다.

보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 사진=액티비전 블리자드 홈페이지.
보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 사진=액티비전 블리자드 홈페이지.

당초 인사 조치가 겨울 휴가 전 요약본으로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30년간 CEO 자리에 있는 보비 코틱 최고경영자(CEO) 제지로 늦어졌다는 의혹도 있다. 코틱은 성폭행을 포함한 회사 간부들의 성범죄 의혹을 알면서도 이사회에 이를 알리지 않아 집중 조사를 받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블리자드가 사내 성범죄 등을 고의로 숨겼는지 조사 중이다.

블리자드는 '캔디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등 인기 게임을 다수 개발한 회사다.

블리자드 측은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해고 등 각종 인사조치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반발이 거세다. 현재 블리자드 전체 직원 1만 명 중 5분의 1이 코틱 CEO의 사임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고, 협력업체들과 주주들도 압박에 나섰다.

완구업체 레고는 이달 '오버워치' 프랜차이즈 기반 제품 출시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역시 서명을 통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블리자드 지분 0.6%를 보유한 영국 대형 금융사 피델리티는 서한을 통해 외부 로펌을 기용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며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지분을 처분하겠다고 경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