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블리자드 인수는 메타버스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MS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로 잘 알려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9억달러(82조원)에 인수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초대형 인수합병(M&A) 사례다.
인수는 MS가 PC, 콘솔, 모바일,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게이밍 생태계를 구축하고 메타버스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MS는 게임을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2018년 E3를 기점으로 스튜디오 쇼핑에 나서서 경쟁사에 비해 빈약하고 편중된 라인업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엑스박스 이니셔티브 '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를 통해 종속된 콘솔 환경에서 벗어나 윈도 PC게임과 엑스박스 콘솔게임, 엑스박스 클라우드 기반 환경, 모바일 환경을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구독 생태계도 구축 중이다. 게임패스 이용자는 2500만명 수준이다. 작년 1월에는 1800만명 수준이었다.
MS의 메타버스 플랫폼도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블리자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2004년부터 운영해 왔다. 가상세계 핵심인 이용자 행동분석, 경제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갖췄다. 혼합현실(MR) 디바이스 '홀로렌즈' 등은 MS에 새로운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은 “게임은 모든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카테고리”라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매출 기준 텐센트, 소니 다음가는 게임사로 단숨에 도약한다. 규모 성장뿐만 아니라 '콜 오브 듀티'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캔디크러시사가' 등 충성층이 많은 메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다. e스포츠 자산도 획득한다. 개발 경험이 풍부한 스튜디오와 1만명이 넘는 개발 인력도 손에 넣는다.
이보다 앞서 MS는 블리자드를 주당 95달러, 총 687억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할 때 베팅한 86억달러와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 127억달러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2019년 월트디즈니가 20세기 폭스스튜디오를 713억달러를 들여서 인수한 것에 버금가는 세기의 빅딜로 꼽힌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