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분화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의 해저 화산 ‘훙가 하파이’ 여파가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도 선명하게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 나사 아스트로넛은 ISS가 뉴질랜드 인근을 지나는 동안 촬영한 통가의 화산재 구름을 20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사진은 통가 화산이 폭발한 다음날 촬영됐다.
이번 대규모 분화는 최대 39km 상공까지 닿아 지구 감시 위성과 ISS에서도 위력을 실감케 했다. 카일라 배런 우주비행사 또한 그 참상을 확인했다. 화산재 기둥은 지구 일부가 뒤덮일 정도의 새카만 구름으로 이어졌다.
화산재 구름에는 화산이 내뿜은 유독 물질과 가스가 섞여 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산이 방출한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및 산소와 상호작용해 산성비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화산재 구름에서 돌 조각 등 재들이 떨어져 식수를 오염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열대성 기후인 통가에 산성비를 몰고와 식수 피해는 물론 농어업 관련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가 화산폭발은 1만km 떨어진 페루에도 해변 21곳을 오염시키는 ‘생태학적 재앙’을 낳았다. 20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의 유조선이 페루 라 팜피야 정유공장에서 하역하던 중 통가 화산 폭발로 높은 파도가 발생해 배가 흔들리며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00배럴에 달하는 기름이 바다에 유출돼 현재까지 해변의 육지 170만㎡와 바다 120만㎡가 피해를 입었다.
한편, 나사는 통가 화산 폭발의 위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수백배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가빈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과학자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인터뷰에서 “TNT 폭약 기준으로 약 10Mt(메가톤)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미국 인사이더는 이 위력이 리틀보이 667개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