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삼성전자의 신형 5세대(5G)이동통신 32TRx 장비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기존에 구축했던 구형 장비는 농어촌 공동 로밍 지역에 활용하기로 했다. 트래픽이 몰리는 수도권에서 커버리지 확대 및 증속을 꾀하는 한편 농어촌 지역에서는 기존 장비를 활용해 빠르게 5G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3월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신형 5G 32TRx 장비를 수도권등 일부 지역에 대체 구축한다. 이와 함께 구형 장비는 단계적으로 농어촌 공동로밍 지역으로 사용처를 옮겨 사용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서울·경기·충청에서, KT는 서울·경기·강원·경남·울산에서, LG유플러스는 경기 남부·전라·제주에서 삼성전자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이통 3사는 농어촌 공동로밍 대상 지역의 경우 건물 밀집도가 낮고 대량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아 구형 32TRx 장비로도 안정적인 커버리지와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 신형장비는 출력이 기존 장비 100W에서 320W로 향상됐고 안테나 게인 또한 22dB에서 24dB로 개선됐다. 전파가 나아가는 수평각도도 기존 90도에서 100도로 향상됐다. 이에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구 밀집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농어촌 5G 공동로밍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기존 장비를 이용해 장비 대체가 이뤄지면 농어촌 공동로밍 지역 내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신형 기지국 교체는 별도 공사 없이 기존 구축된 인프라는 그대로 사용하고 장비만 교체하면 된다,
이통사는 지난해 11월 전국 12개 시·군 내 일부 읍면에서 5G 농어촌 로밍을 시범 상용화했다. 올해 1단계 상용화를 완료하고 2024년까지 전국 교외지역에 적용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농어촌 지역에 구형 장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지역 차별 등 문제 소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통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장비 활용을 위해 고려한 사항”이라며 “농어촌 공동 로밍 지역에도 넓은 커버리지가 필요한 곳은 신형 장비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