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發 사재기 재현…식료품 재고율 악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미국 식료품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확진자가 속출했고, 식료품 공급망에 공백이 생기면서 재고 감소로 이어졌다. 슈퍼마켓 등 주요 식료품 매장에서 사재기 열풍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미국 식료품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도시에 소재한 식료품 공장 및 유통업체 직원이 잇달아 코로나19 감염으로 병가를 내면서 제품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미국 소매업체 식품 재고율은 86%다. 90% 수준이던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은 물론 작년 여름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스포츠 음료, 냉동쿠키, 냉장 반죽 등은 60~70% 수준으로 급락했다. 알래스카, 웨스트버지니아 등 일부 주의 재고율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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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에 소 도축과 쇠고기 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돼지 도축은 9%, 닭고기 생산은 4% 각각 낮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동력 부족이 우유·치즈 생산량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식품업계 경영진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식료품 공급망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육류, 베이킹 재료 등 일부 품목에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식품업계는 인력 공백이 더 많은 품목의 공급난을 야기, 더 심각한 공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벡 생커런 앨버트슨 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애초 올해 초 식료품 공급망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 등은 다음 달 더 많은 공급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