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력업계가 일반 가정의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이용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각 가정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삼은 것이다.
24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전기 송배전 업체 도쿄전력 파워그리드, NTT 데이터 등 4개 사가 오는 4월 가정 전력 사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의 송배전 업체 등에서 출자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전력 사용량을 기반으로 계약자의 재택 시간을 분석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에 판매한다. 예컨대 택배 업체는 수신자가 집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시간대에 배송품을 전달,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슈퍼마켓은 사전에 귀가 시간을 예측해서 신선식품 판매와 할인 개시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다. 이외에 다양한 기업이 전기 사용자의 재택 패턴을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는 전력 사용량 빅데이터로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주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빈집 실태를 파악해 방범 체계 강화나 도시계획 정립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설치율 데이터는 신재생 에너지 보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4개 기업은 그동안 전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리드 데이터 뱅크 랩'을 운영하며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향후 고객 요구에 맞춘 신규 서비스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전력 사용량은 통신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계량기'로 수집한다. 30분마다 일반 전력 사용량과 함께 주택용 태양광 발전기 전기량을 기록한다. 일본 전력기업들은 오는 2024년까지 자국 모든 세대와 사업소에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