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한 연구개발과 신시장 발굴을 위한 인고의 시간을 버텨 내며 드디어 '티핑포인트'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호조에 힘입어 이 회사는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도 처음 가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최근 분사와 기업공개(IPO) 절차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도 호조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최대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M 볼트 전기차 리콜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교체 등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도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매출이 올해 100% 가까이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해외 공장 가동에 따른 외형 성장과 함께 고정비 감소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K-배터리' 3사의 약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 온 노력의 결과라는 점이 중요하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함께 고객사 확보를 병행함으로써 향후 경쟁업체를 따돌릴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라는 될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K-배터리 전성시대가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기술과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여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시장과 고객은 냉정하게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