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가 고해상도·다기능화에 따라 카메라 모듈 부피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는 '카툭튀'(카메라 부분이 툭 튀어나온 형태)라는 용어가 이러한 상황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카메라 모듈 부피와 무게 증가는 단순히 디자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활용성 측면에서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카메라 기기에서 기존의 굴절 광학 소자 기반 시스템은 소형화 및 고성능화에 근본적인 한계점이 있다. 더 얇고 성능 높은 박형 광학 소자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기존의 체적 큰 광학 소자를 대체할 메타물질 및 메타표면 기반의 초박형 광학 소자가 관심을 받고 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성질을 가진 인공 물질이다. 빛의 파장보다 작은 메타원자를 설계해 전자기파를 목적에 따라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단위 구조를 3차원적으로 쌓아서 만들어지는 메타물질 기술이 가지는 공정의 어려움과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 2차원 단일 박막 면 상에 나노 구조물를 설계해서 광학적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메타표면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메타표면을 이용해 광파 위상 결상이 이뤄지도록 디자인할 경우 메타렌즈 특성을 도출할 수 있다. 기존 굴절 광학 렌즈 대비 1000배 이상 얇은 두께로 구현할 수 있고, 높은 자유도의 파면 조절 능력을 통해 높은 이미징 성능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메타렌즈를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색수차 보정, 초점조절, 대면적 공정 기술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기술 문제가 있다.
메타표면에서 메타 원자 기하학적 치수를 변경하거나 방향을 회전해서 위치별 렌즈의 위상지연 분포를 디자인해 메타렌즈를 구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메타표면의 위상 분포는 메타표면 물질의 파장에 따른 회절 분산 특성에 의해 설계된 메타렌즈의 초점거리에 대해 단일 파장에서만 정확한 위상 분포를 만족시킬 수 있다. 광대역 파장 범위에 대해 설계하는 경우 기준 파장 이외의 파장 대역에서 색수차를 유발하게 된다. 무색수차 메타렌즈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파장의 빛이 동일한 시간에 초점에 도달해야 한다. 이는 메타렌즈의 각 구조체의 위상, 위상 그룹 지연, 지연 분산을 보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메타렌즈를 구성하는 메타 원자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구조체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해상도가 수십 나노미터 되는 공정이 필수적이다.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의 경우 대량 생산에 용이하다. 하지만 빛의 회절 현상 때문에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충분한 종횡비를 요구하는 메타표면 공정에 적합하지 않다. 이에 따라 메타렌즈 공정에는 일반적으로 전자빔리소그래피 공정을 적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 및 종횡비가 충분한 메타원자 제작이 가능하지만 공정 속도가 느리고 공정이 가능한 크기에 제약을 받고 있다. 메타렌즈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대면적 공정이 필수적이고, 나노임프린팅 리소그래피나 트랜스퍼 프린팅 공정과 같은 새로운 공정 방식의 도입이 요구된다.
최근 메타표면을 딱딱한 기판이 아니라 변형 가능한 탄성 고분자 기판에 제작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잡아당겨서 구조체 간격을 조절함으로써 초점거리를 가변하는 연구와 외부 자극에 의해 상이 변화할 수 있는 물질을 메타원자로 활용해 광 특성을 가변하는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초점가변 메타렌즈는 초점위치 가변에 따른 다양한 유형의 수차 문제와 초점거리 가변 해상도 및 단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홀로그래픽 편광 간섭현상 기반으로 복굴절 소재의 기하위상 제어를 통해 메타 광소자의 특성을 구현하는 메타렌즈 기술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하위상 홀로그램 렌즈는 높은 광 효율, 능동형 소자 가능성, 대면적 렌즈 구현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메타렌즈는 공정 및 소재의 한계로 대부분 근적외선대역에서 동작하는 형태로 개발돼 왔다. 향후 메타렌즈의 범용성 및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가시광 전 영역에서 광학 성능이 우수한 메타렌즈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동시에 메타렌즈 상용화를 염두에 둔 개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동길 한국광기술원 광영상정보연구본부장 dklee@kopti.re.kr
-
김한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