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까지 25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지능형사물인터넷(AIoT) 가전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다. AIoT 가전 소프트웨어(SW) 개발·실증 환경까지 마련, 중소 가전업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7월 AIoT 가전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 개발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업은 AI가 서버·클라우드를 넘어 가전과 모바일, 자동차 등 다양한 단말 기기로 탑재되는 '에지 컴퓨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가전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획됐다. 가전 간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기존 IoT 가전을 넘어 AI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AIoT 가전' 개발 지원이 목적이다.
산업부는 AIoT 가전 핵심 부품인 칩셋과 센서, 개발도구 등을 국산화한다. AI 구현을 위한 프로세싱 파워를 담당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부터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기 간 연동 기반이 되는 센서가 핵심이다. 센서는 영상·음성 인식과 IoT 데이터 학습, 텍스트 변환 등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로봇청소기나 지능형 폐쇄회로(CC)TV, 주변 온도를 감지하고 기능을 자동화하는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등에 접목할 수 있다. 최근 화두가 되는 스마트홈 보안 강화를 위해 모듈 개발도 검토한다.
정부는 하드웨어(HW) 개발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가전에 접목, 다양한 실증사업을 수행할 인프라도 조성한다. 3년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190억원 예산을 마련, 하반기 사업에 착수한다.
AIoT 가전용 표준 AI 모델 개발과 성능평가를 위한 장비 구축을 우선으로 한다. 주거환경과 실외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한 테스트 설비로 표준 AI 모델 신뢰도를 높이고 추후 코드 품질 분석, 보안성 평가 등으로 공인시험성적서 발급이 가능한 시설까지 마련한다.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와 연계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 AI 표준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글로벌 가전 시장은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 사용시간도 크게 늘어난 데다 개인 사용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기능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가전 기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가전 업계도 핵심 경쟁력으로 AI, IoT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한다. 미국 AI 가전기기는 2016년 2400만대에서 올해 10배가 넘는 2억44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활용한 글로벌 스마트 가전 시장 역시 지난해 338억달러(약 39조9854억원)에서 2026년 126%나 성장한 764억 달러(90조3812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중견·중소 가전업계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기 고유 기능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 IoT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기능을 구현, 프리미엄 제품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변기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전자 PD는 “세계 가전제품은 기능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만큼 차별화된 기능으로 프리미엄 제품으로 진화해야 한다”면서 “과거 단순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가전을 AI를 활용해 기능형 디바이스로 진화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