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삼성페이 간편등록' 모두 중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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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앱카드 내 링크방식으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던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를 모두 중단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28일부터 현대카드 앱카드에서 제공하던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를 중단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전자 측과 협상했지만, 그들이 요구한 계약이 비용과 기간에서 우리와 상당한 입장차가 있었다”면서 “실효성 등을 고려해 삼성페이 간편등록 계약을 하지 않고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대카드에 마그네틱전송방식(MST) 허여(어떤 권한, 자격, 칭호 따위를 허락)계약금 16억5000만원(부가세 포함), 계약 기간 5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링크방식으로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사 조건인 계약금 5억원, 1년 단일 계약과 비교하면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삼성페이가 가능한 안드로이드 휴대폰 결제 기능 외에 자사 앱카드에서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는 삼성전자와 MST 계약을 맺고 앱카드에서 직접 삼성페이를 구동하는 직결제 방식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나머지 카드사는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 계약을 하고 앱카드 내 삼성페이 링크를 띄워 결제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모든 카드사에 MST 계약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현대카드가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 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링크방식의 앱카드 내 삼성페이 결제를 제공하던 카드사 모두가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롯데카드는 12월, 우리카드는 올해 1월 앱카드 내 삼성페이 간편등록 서비스를 각각 중단한 바 있다.

업계는 IT기업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지급결제 시장 내에 카드사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우려하고 있다. 간편결제 등 IT기업과 빅테크 영향력이 커지면서 되려 카드사에 실시간 지급결제 데이터 등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IT기업과 빅테크와 제휴하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데이터 요구 등을 하는 시도가 있었다”면서 “이런 흐름이 결국 지급결제 시장 내에서 카드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