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밥·뚱이의 실물?…신박한 바다생물의 세계

지구의 표면 70% 이상이 바다로 덮여 있다. 과학자들은 이 드넓은 바다에 100만종에 달하는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수많은 해양종 중 91%가 아직 분류조차 되지 않았다. 인류에게 거주지를 들켜버린 독특한 생김새의 바다생물을 소개한다.

노란색 해면과 핑크색 불가사리. 사진=미국 해양 국립해양대기국(NOAA)
노란색 해면과 핑크색 불가사리. 사진=미국 해양 국립해양대기국(NOAA)

노란색 해면과 핑크색 불가사리가 바닷속에 나란히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펀지밥과 뚱이를 연상케하는 모습이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소속 해양생물학자 크리스토퍼 마흐는 트위터를 통해 “해면은 허트위기아속이고, 불가사리는 콘드라스터속이다”라고 추측했다.

담요 문어. 사진=재킨타섀클턴 인스타그램
담요 문어. 사진=재킨타섀클턴 인스타그램

바닷속에서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독특한 생김새의 담요 문어가 해양생물학자인 재킨타 섀클튼에게 포착됐다. 바다를 나풀나풀 유영하는 담요 문어는 관상어로 착각할 정도의 아름다운 지느러미를 가졌다. 섀클튼은 “처음 목격했을 때 나는 이 생명체가 긴 지느러미를 가진 어린 물고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담요 문어라는 것을 확인하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렐리아 루페신스 해파리. 사진=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포렐리아 루페신스 해파리. 사진=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피처럼 선명한 빨간색이 인상적인 이 해파리는 포렐리아 루페신스의 일종으로 예상된다. 루페신스(rufescens)는 라틴어로 ‘붉은색’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새빨간 바닷속 테슬은 700m 심해를 유유히 헤엄치던 중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운영하는 원격 조종 탐사선(ROV)에 의해 지난해 7월 발견됐다. 칙칙한 검붉은 색의 이 해파리는 탐사선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빨간 색으로 변모했다.

큰지느러미 오징어. 사진=미국 해양 국립해양대기국(NOAA)
큰지느러미 오징어. 사진=미국 해양 국립해양대기국(NOAA)

어디가 촉수인지, 어디가 다리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이 큰지느러미 오징어는 매우 희귀하다. 11월 NOAA 연구진들은 ROV로 멕시코만을 탐험하던 중 이 독특하고 징그러운 오징어를 발견했다. 사진 상에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무지개 빛깔의 지느러미와 촉수를 가지고 있다. 마치 팔꿈치처럼 굽은 부분이 촉수다.

통안어.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통안어.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초록색 눈알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머리를 가진 물고기 ‘통안어(배럴아이)’. 아주 희귀하게 관측되는 이 물고기는 수심 약 600~800m에 산다. 거울과 같은 기능을 하는 작은 조직들을 사용해 빛을 모으고, 모인 빛들은 마치 손전등처럼 머릿속을 비춰 시야 확보를 돕는다. 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는 “원격 조종 탐사선이 5600번 이상 심해로 내려갔지만, 이 중 통안어를 발견한 것은 9번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유령해파리.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유령해파리.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1899년 처음 학계에 등록된 이후 과학자들에게 단 100번밖에 관측되지 않은 ‘유령 해파리(팬텀젤리)’가 MBARI에 의해 관측됐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만 975m 심해에서 발견된 이 유령 해파리는 길이만 10m에 달하는 스카프처럼 나풀거리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해파리가 기다란 다리를 이용해 운이 나쁜 먹이를 낚아챈다고 설명했다.

고래고기.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고래고기. 사진=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

“고래? 물고기?” 이것은 고래고기(웨일피쉬)다. 괴상하게 생긴 밝은 주황색의 물고기는 2000m 심해에 서식하고 있는 것 외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성장기, 암컷, 수컷의 모습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 속 고래고기는 암컷이다. 과학자들은 고래고기 초기 발견 당시, 3가지 모습이 모두 다른 물고기라고 생각했으나 연구끝에 한 물고기라는 것을 알아냈다. MBARI는 34년 간의 관측 활동 중 18번밖에 이 물고기를 관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