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등의 공시 기한을 어긴 대기업집단(공시대상 기업집단)이 위반사항을 빨리 수정하면 과태료를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시의 목적이 처벌이 아닌 정보 제공에 있는 만큼 법 위반 정도가 경미한 지연공시는 인센티브를 줘 빠른 시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공시제도 개편 연구용역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대기업집단의 대규모 내부거래의 의사회 의결 및 공시, 비상장사 중요 사항 공시, 기업집단 현황 공시 등 공정거래법상 3개 공시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지정된 71개 대기업집단 소속 2612개사를 대상을 공시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40개 대기업집단 소속 107개사가 131건의 위반을 한 것으로 적발됐다.
이중 지연공시는 전체의 76.3%를 차지했다. 공시의무 위반사건에 관한 과태료 부과기준에 따르면 공시 지연 일수가 3일 이하일 때는 법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로 분류돼 과태료의 50%를 깎아준다. 그러나 3일이 너무 짧아 공시 기한을 놓친 기업들이 시정에 나설 만한 유인이 되지 못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공정위는 과태료 감경 비율은 다소 줄이되 감경 대상이 되는 공시 지연 일수를 좀 더 늘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숫자 오기 같은 단순 실수는 빠르게 고치거나 공시의무 이행 여부 특별 점검 기간을 두고 해당 기간에 시정하는 경우 과태료를 줄여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ESG경영 활성화를 위한 '총수 일가가 임원으로 있는 현황'과 같은 지배구조 관련 공시항목도 발굴한다. 글로벌 ESG평가기관들이 기업의 지배구조 항목을 평가할 때 공정위 공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 공시는 로데이터로 돼 있어 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공시에 숨어 있는 지배구조 사항이 어떤 게 있는지 등을 보고 평가기관의 가독성,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
최다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