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흑연을 음극재로 만든다" 엘피엔, 300억 규모 시리즈B 라운드 추진

"버려지는 흑연을 음극재로 만든다" 엘피엔, 300억 규모 시리즈B 라운드 추진

소재 전문 기업 엘피엔이 300억원 규모 추가 투자유치에 나선다.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한 조립구상 천연흑연 음극재의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투자유치 후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엘피엔은 버려지는 천연흑연을 재활용할 수 있는 '조립구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조립구상은 천연흑연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다시 구형으로 뭉치는 기술을 뜻한다. 엘피엔은 가공 공정에서 버려지는 천연흑연 분말을 재활용하면서도, 인공흑연에 크게 뒤지지 않는 효율성을 가진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엘피엔은 반도체 전구체를 만들던 기업이다. 2020년 기준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전구체만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이차전지용 소재인 음극재 사업을 신사업으로 택했다. 공정과 제품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으며,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실리콘계 음극재 개발도 현재 추진 중이다.

정영운 엘피엔 대표는 “지난해 10월 음극재 개발을 마치고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기술 검증을 받았다”면서 “올해 파일럿 생산을 위한 자금조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인조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 천연흑연계 음극재는 사실상 중국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인조흑연은 수명이 길고 우수한 안정성을 보유해 전기차 등 중대형 배터리에 음극재로 주로 쓰인다. 반면 천연흑연은 주로 휴대용 배터리에 쓰이고 있다. 엘피엔은 조립구상 천연흑연 음극재가 천연흑연과 인조흑연 사이에서 특화된 시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피엔은 이번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총 300억원을 조달하는 게 목표다. 현재 전략적투자자 및 재무적투자자와 유치 논의에 한창이다. 투자금은 조립구상 흑연 음극재 준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월 100톤 생산이 목표다.


자금조달 이후 하반기부터는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엘피엔은 앞서 한국투자-브릭인베스트먼트 제1호 신기술사업 투자조합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정 대표는 “그간 음극재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기술적 진척이 없던 소재”라면서 “조립구상 흑연 음극재는 천연흑연을 원료로 인조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려지는 흑연을 음극재로 만든다" 엘피엔, 300억 규모 시리즈B 라운드 추진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