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이용자 재량을 강조한 인디향 게임 '썬더 티어 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게임은 톱다운 택티컬 슈팅 장르 PC 게임이다. 세계 최대 게임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을 통해 글로벌로 유통된다. 사실적인 슈팅플레이와 전략 요소가 특징이다. 잘 짜여진 플롯보다는 이용자 선택과 재량으로 만들어지는 게임플레이를 매력으로 삼는다.
썬더 티어 원은 '배틀그라운드'로 일약 글로벌 게임사로 떠오른 크래프톤 신작치고 볼륨이 작다. 장르 역시 주류가 아니다. 배틀그라운드 흥행 이후 크래프톤이 선보인 '테라 히어로' '엘리온' 등과도 결이 다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플랫폼과 장르에 도전하는 게임개발사를 추구하는 크래프톤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썬더 티어 원은 배틀그라운드처럼 국내 다수 게임과는 조금 다른 출발선상에서 시작했다. 2016년 크래프톤(펍지)에 합류한 파벨 스몰레브스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개인 프로젝트가 회사 프로젝트로 확장된 케이스다.
스몰레브스키 CD가 군사전술 슈팅게임 '아르마3' 개발에 참여할 때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실험해 보고자 주변 동료와 여유시간에 개발하던 게임이 시작이다. 스몰레브스키 CD는 “개발하다 시간이 없어 놓고 있었는데 2019년 크래프톤 재직 중에 회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면서 “회사는 게임 콘셉트와 열정을 인상 깊게 보고 썬더 티어 원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과 협업 덕분에 작은 개발 팀을 꾸려 썬더 티어 원 제작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썬더 티어 원은 스팀 워크숍 모딩을 지원할 예정이다. 모딩은 이용자가 게임 내용을 수정 혹은 추가해서 변형하는 2차 창작 콘텐츠다.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실제 게임으로 구현해 주기 때문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엘더스크롤 스카이림' '림월드' '폴아웃' 이나 패러독스 게임 처럼 모드를 기반으로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활발한 커뮤니티는 덤이다.
크래프톤을 글로벌 게임사로 올려놓은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한 후속 사례도 기대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아르마' 'H1Z1'에서 '배틀로얄' 모드를 제작한 브랜든 그린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스몰레브스키 CD는 “팬이 게임의 모든 요소를 직접 제작하고 모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면서 “커뮤니티와 이용자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을 최대한 잘 구현할 수 있게 적극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