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나 붕괴 잔해에 가려진 재난현장 피해자를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화재·폭발·붕괴 등 실내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을 도와 효과적으로 인명을 구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레이더 센서 기반 인명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과 리빙랩 실증 테스트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피해자 호흡과 심장박동 등 생체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센서 반도체 기술을 활용, 재난 현장에서 소방대원 헬멧에 적용하거나 휴대할 수 있다. 전파가 가지는 투과 성능을 이용해 재난 현장 장애물 뒤 상황과 피해자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신속·정확한 인명구조와 소방대원 안전 보장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두 가지 방식 레이더 센서 반도체를 개발했다. 임펄스 무선 초광대역(IR-UWB) 레이더 센서는 반사된 전자파를 이용해 ㎝급 움직임도 알아낼 수 있다. 피해자 움직임과 호흡, 심장박동 등 생체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다음은 고정밀 주파수변조연속파(FMCW) 레이더 센서 기술이다. 벽 뒤에 쓰러져 있거나 붕괴된 잔해물에 묻혀서 움직임 없이 호흡만 하는 사람도 탐지할 수 있다. 현재 시스템 크기는 가로 세로 15×20㎝다. 추가 소형화도 추진한다.

연구진은 소방 관계 기관과 협업을 통해 모의 실증을 추진하는 등 재난 현장에 센서 반도체 기반 인명구조 시스템 적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구본태 ETRI 책임연구원은 “재난 환경에서 골든타임 내 인명구조와 소방대원의 안전한 구조 활동이 목표”라며 “이 기술로 국가 재난·안전 관리체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빠른 재난 현장 적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