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 착수

카드사-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 착수

카드사들이 이르면 이달 중 자동차, 이동통신, 항공사, 대형마트 등 중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에 착수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이달 중 연 매출액 30억원 이상 중대형 가맹점 2만여곳을 상대로 수수료 협상에 착수한다. 이미 일부 카드사의 경우 대상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 가맹점 협상 시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이번 달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이전과 동일하게 자동차, 이통사, 대형마트 등 중대형 가맹점과 개별 일정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3년 주기로 가맹점들과 협상을 한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과 연매출 3억~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율을 재산정한다. 앞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각각 0.1~0.3%포인트(P)와 0.05~0.25%P 인하했다.

이번에 협상에 나서는 대상은 중대형 가맹점이다. 영세·중소 가맹점과 별개로 연매출 30억원 이상 중대형 가맹점은 수수료율을 법적으로 정하지 않아 개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문제는 카드사와 중대형 가맹점이 수수료 협상 때마다 난항을 겪었다는 점이다. 2019년 수수료 협상 당시 현대차와 쌍용차, 이통사, 대형마트 등이 카드사와 협상의 갈등을 겪으면서 카드 결제 거부, 협상 장기간 지연 등이 초래됐다.

올해 역시 카드사와 중대형 가맹점과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히 내달 예정된 대선 일정으로 카드사와 중대형 가맹점 간 소비자를 볼모로 공방이 과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 카드 수수료 개편에 따른 손실을 카드사들이 가맹점에 전가한다는 기저가 깔려 있어 중대형 가맹점이 이전처럼 결제·협상 거부 등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중대형 가맹점에게 카드사는 결국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올해는 이전보다 수수료 개편안이 늦게 나왔고, 내달 대선까지 예정돼 있어 협상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