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정숙 여사 피라미드 방문 논란에 '영국 여왕도 안동 방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한 호텔에서 열린 이집트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한 호텔에서 열린 이집트 한국문화 홍보 전문가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3일 김정숙 여사의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 논란을 일축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경북 안동을 찾았던 것을 언급하며 “자부심을 가졌던 것을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이집트를 방문했을 당시 피라미드를 찾은 것을 비밀로 한 이유에 대해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상징이다. 자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자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정숙 여사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피라미드를 비공개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됐다. 문 대통령은 다른 일정으로 동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집트 순방에서 이집트와 문화유산 교류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기 때문에 김정숙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이 순방의 목적과도 직결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피라미드 방문에 대한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문화유적지를 관람하기를 권했는데 거절을 당하면 어떨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 여왕이 안동을 다녀갔다고 우리가 얼마나 자부심을 가졌었는지 기억을 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피라미드 방문 일정을 비공개로 한 이유에 대해선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영접부터 가이드까지 함께한 공식일정이었다. 다만 양국의 협의에 의해서 비공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피라미드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떄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장영일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정숙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순방에 동행했던 청와대 직원의 코로나 확진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 내외의 중동순방에 대한 청와대의 방탄해명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중동 3개국 순방 당시 수행팀에서 복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