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 은행서 함께 일한다...1호 AI행원 등장

농협은행에서 정식 직원으로 발령받은 AI행원 정이든(왼쪽)과 이로운 사원.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에서 정식 직원으로 발령받은 AI행원 정이든(왼쪽)과 이로운 사원. (사진=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인공지능 은행원(AI행원)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하고 실제 대고객 업무 배치 준비에 돌입했다. 기존 일부 상용화된 영업점 내 고객 접객과 단순 입출금 업무를 넘어 AI행원을 실제 금융 업무에 투입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6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검증을 마친 AI행원 2명 '정이든' '이로운' 사원을 사내 DT전략부 디지털R&D센터 소속으로 배치했다. 두 AI행원은 신규직원 직무교육을 마치고 해당 부서에서 신사업 추진 지원 업무를 배정받았다.

디지털R&D센터에서 두 AI행원은 다양한 은행 업무 관련 데이터를 학습하게 된다. 고객상담, 상품투자, 기본 거래 서비스 등 은행 업무 관련 데이터를 학습해 AI 역량을 높이는 게 우선 과제다. 또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원활한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능력도 고도화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중순을 목표로 AI행원을 영업점과 콜센터 등에 단계적으로 실전 배치해 업무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 적용 분야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기술검증(PoC)을 위해 적용한 일부 투자상품 설명업무 등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기술검증을 위해 AI행원이 영업점에서 고객에게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상품을 보조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시험했다. 영업점 방문 고객 상대로 직원이 상품가입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AI행원이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 시 필수로 거쳐야 하는 약관 설명·동의 등을 받는 업무를 맡았다. 영업점에 기존 배치된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AI행원이 고객과 마주보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술검증 결과에 대한 내부 만족도가 높다”며 “영업 현장에서 업무 부하 감소,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정확한 상품 설명, 고객 집중도 향상 등 다양한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이 AI행원을 앞서 도입했지만 역할과 업무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반면 농협은행 AI행원은 학습 데이터를 최대한 축적해 타 경쟁은행과 차별화된다. 원활한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대화형 기술을 고도화하고 일반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AI행원과 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직무를 개발해 AI행원이 정식 사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고도화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농협은행 영업점에서 함께 일하는 AI행원의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