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 상승과 유동성 증가 영향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 1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IPO 기업은 89개사로 2020년 대비 27.1% 증가했고 공모금액은 333.9%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을 이같이 집계하고 올해 IPO 공모시장 건전성을 위해 공시 충실도를 높이고 특례상장사 심사를 강화한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2020년 4조5000억원 대비 333.9% 급증한 19조7000억원으로 국내 IPO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IPO 기업은 70개사에서 89개사로 증가했다.
대규모 자금이 IPO 시장으로 몰리면서 수요예측 참여기관과 경쟁률도 지속 증가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아져 공모가격이 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중은 2020년 80.0%에서 2021년 86.5%로 늘었다.
기관투자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무보유 확약비중은 2020년 19.5%에서 지난해 33.6%로 크게 상승했다. 운용사(펀드)가 55.0%로 가장 많이 배정받았고 기타(투자일임업자·저축은행 등) 17.0%, 외국인 16.5%, 연기금·은행 등(8.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반투자자 평균 경쟁률은 1136대1로 2020년 956대1 대비 18.8%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중반 이후 주가가 계속 상승했고 크래프톤 등 대형 IPO 기업이 잇달아 등장해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청약증거금은 총 784조원으로 2020년 342조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공모가격 대비 상장 당일 종가 수익률은 평균 57.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15개사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으나 지니너스 등 15개사는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하는 양극화도 나타났다.
공모가격 대비 연말수익률은 54.8%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상장 당일 종가수익률(57.4%)보다 낮았다. 진시스템 등 28개사 연말 종가는 공모가격을 하회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등 신기술과 신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져 관련 기업 IPO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 등에 산업동향·위험요소, 사업모델·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기재하도록 공시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특례상장기업 중 IT업종 비중이 지난해 31%(11개사)를 차지하며 증가함에 따라 증권신고서에서 기재된 기술평가 세부 내용, 상장주선인의 성장성 평가 근거 등을 면밀히 심사하기로 했다. 공모가격 산정 관련 미래이익 추정 근거 적정성도 중점 심사하게 된다.
올해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13개 증권사 대상 주관업무 운영실태 평가도 실시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