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양강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비호감 이미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후보는 정치인생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욕설' 논란으로, 윤 후보는 경선과 본선 초기 당시 불거졌던 '망언' 이슈에 부정적 이미지가 크게 형성됐다.
전자신문이 정치 컨설팅 및 빅데이터 분석기관 씨지인사이드와 함께 진행한 소셜데이터 분석결과 보고에 따르면 트위터 채널에서 이 후보에 대한 긍정 키워드는 18.3%(2만2091건), 부정 키워드는 69.97%(8만4480건)로 조사됐다. 윤 후보는 긍정 키워드가 13.61%(1만2023건), 부정 키워드가 73.5%(6만4914건)를 기록했다. 중립 이미지는 이 후보 11.73%(1만4173건), 윤후보 12.89%(1만1382건)로 나타났다. 두 후보 모두 트위터 상에서 긍정과 중립 의견보다는 부정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 부정 키워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욕설'이다. 과거 가족 간 불화로 인해 벌어졌던 욕설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재차 사회에서 화제가 됐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몇차례 공개 사과를 했지만,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 뒤로는 '범죄' '성매매' '불륜' '음주운전' 등이 순위에 올랐다. 대부분 이 후보의 과거 전과와 관련된 부정 언급이 많았다. '범죄' 키워드는 검사사칭과 음주운전 전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불륜 키워드는 영화배우 김부선씨와의 관계에서 계속 거론되고 있다.
'성매매'는 아들과 관련된 키워드다. 아들의 불법도박 의혹이 번지던 과정에서 성매매에도 나섰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이 후보는 아들 의혹 관련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성매매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긍정 키워드에서는 '대세', '유능함' 등의 키워드가 거론됐다. 이밖에도 순위권 밖에서 '적극적' '합리적' 등이 연관어로 나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준 실력있는 행정가로서의 이미지가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윤 후보의 경우 '망언'이 부정 키워드 1위에 올랐다.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정치 초년생인 윤 후보가 그동안 현장 행보에서 보여줬던 말 실수들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는 윤 후보의 대표적인 말 실수로는 △일주일 120시간 근무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청약통장 만든 적 없어 등이 있다. 아예 망언리스트가 따로 만들어져 블로그나 카페 등에 게시되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전두환 옹호 발언'이다. 경선 과정에서 나온 해당 발언으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안 그래도 좋지 않은 호남 민심의 거부감을 더 키웠다. 윤 후보는 사태 진정을 위해 후보 당선 직후 바로 광주 5·18 민주묘역 참배에 나섰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무산됐다. 지난 6일에도 5·18 민주묘역을 방문했지만, 재차 시민단체의 제지에 부딪혔다.
다음 부정 키워드로는 '허위' '가짜' '위조' '불법' 등으로 모두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학력위조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것이 연이어 나왔다. 말실수가 가장 많이 등장한 연관 키워드로 꼽혔지만, 나머지 대다수가 부인 관련된 키워드로 처가 이슈가 윤 후보에게 여전히 약점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긍정 키워드로는 평화, 선량함 등의 평가가 있었다. 평화가 윤 후보의 긍정 키워드 상위에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유독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빈번했던 것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를 비난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서는 “압도적 힘을 기반으로 한 평화”를 강조해 왔었다.
카페와 블로그에서 두 후보를 바라보는 여론도 유사했다. 이 후보는 긍정 22.98%, 부정 58.72%, 중립 18.3%, 윤 후보는 긍정 19.65%, 부정 61.21%, 중립 19.14% 키워드 분포가 조사됐다. 트위터와 비교할 때 긍정 비율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정 키워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적으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긍정 키워드가 많았다.
추출 키워드 자체는 일부 순위만 다를뿐 트위터 조사와 차이가 없었다. 이 후보의 경우는 블로그, 카페에서도 '욕설'이 가장 많은 부정 키워드로 나타났다. 그 다음 '성매매' '범죄' '음주운전' 등도 재차 거론됐다. '특혜'가 새로운 부정 키워드로 언급되는데, 이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와 장남의 국군수도병원 특혜 입원 의혹과 관련돼 노출됐다. 긍정 키워드로는 '정상적' '유능함' 등이 재차 거론됐다. 이 후보가 최근 공약을 발표하면서 '준비된 대통령' '능력있는 경제 대통령'을 강조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윤 후보의 경우 '범죄'가 부정 키워드 1위에 올랐다. 상대진영 커뮤니티에서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의혹과 함께 가족범죄단이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 작용했다. 망언은 두 번째 부정 키워드에 올랐다. 나머지 키워드인 '허위' '혐의' '가짜' 등도 부인과 장모를 둘러싼 처가리스크 관련이었다. 긍정 키워드는 '희망' '호감' 등 이미지와 관련 된 것들로 이 후보와 크게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