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코로나 쇄국' 정책이 부메랑을 맞았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외국인 입국 제한이 해외 기업인 발길까지 차단하면서 자국 산업 타격으로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쇄국이 계속되면 해외 인재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일본에서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독일 지멘스가 최근 일본 대상 투자 안건 중 일부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에 따라 사업 지속성과 성장 전망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일본 입국이 원칙적으로 차단되면서 현지 기계 관련 기업과 공동 추진했던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지멘스 일본법인 직원 중 10~15%가 외국 국적이다.
지멘스 일본법인 관계자는 “일본 입국을 기다리는 인원이 꽤 많다”면서 “일본 시장 성장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보쉬는 최근 사이타마현 소재 공장의 신제품 라인 구축 작업을 중단했다. 외국 국적 직원 31명과 그들의 가족 37명의 일본 입국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포르시아에서 장기체류 목적의 입국 허가를 받은 임원 및 기술자 비중은 10%에 그쳤다.
닛케이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는 일본뿐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환경이 지속 악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향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현지 관계자는 “(입국 제한 이후) 1년 반을 기다리는 동안 일본을 포기하는 실습생이 늘고 있다”면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잡아두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작년 11월 오미크론의 자국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작년 방일 외국인은 2020년 대비 99.2% 감소한 24만5900명이다. 총 96만7003명을 기록한 한국의 25% 수준이다.
2021년 한·일 외국인 입국자(단위:명, 괄호 안은 전년 대비 감소율)
자료:일본정부관광국(JNTO)·한국관광공사(KTO)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