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군 항공기 소음피해 주민에 배상하라”

(서울=연합뉴스) 사진은 훈련 중인 F-5E 전투기. 2022.1.11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진은 훈련 중인 F-5E 전투기. 2022.1.11 [자료사진] photo@yna.co.kr

군 당국이 항공기 소음 피해를 준 실거주 주민 대상에게 배상하라는 결정을 통보받았다. 전국의 유사사례를 가진 국민들도 민사소송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충북 청주시 군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신청사건에 대해 소음피해의 개연성을 인정, 공군에게 약 3억7357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청주시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2497명은 공군의 항공기 운용으로 인해 2016년 1월 8일부터 2019년 1월 16일까지 소음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3회에 걸쳐 피신청인 공군을 상대로 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한 바 있다.

공군은 △비행훈련 시 가능한 엔진출력 최소화 △급강하 및 급상승 형태의 훈련과 인구 밀집지역으로 접근하는 훈련 지양 △소음 감소장치가 장착된 격납고 형태의 작업장을 설치·운영하는 등 소음관련 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군 항공기 소음'과 관련된 최근까지 소송에서 결정된 판단기준 등에 따라 80웨클(WECPNL) 이상의 지역에 실거주하는 신청인의 정신적 피해 개연성을 최초로 인정, 배상을 결정하고 지난달 17일 당사자인 주민과 공군에 결과를 송달했다. 배상 결정을 받은 주민들은 다른 민사소송 등에 따라 이미 배상을 받았거나 실거주가 확인되지 않는 신청인 등을 제외한 518명이다. 위원회는 소송 결과뿐 아니라 청주공항 주변 국가 소음측정망의 소음도 변화양상, 당사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0년 11월 27일 이후의 군 항공기 소음피해 보상은 소송 없이 거주지역 관할 지자체에 소음피해 보상을 신청하면 된다.다만, 관련 피해 경과규정이 없어 2020년 11월 26일 이전의 보상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왔다.

이번에 재정을 신청한 피해 주민들도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피해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으로 해결한 바 있다. 피해 주민들은 민사소송으로 제기한 피해 주장 기간 이후의 피해에 대해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했다. 해당 주민들은 약 28억원규모로 피해를 신청했으며, 554만원 달하는 재정신청 수수료를 납부했다.

신진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통해 전국의 유사사례를 가진 국민들도 민사소송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위원회는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 구제를 위해 적정한 조정방안을 연구하고 피해배상액을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