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변형한 면역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제 등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전이암 치료에 새 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의약 관련 스타트업 카스젠 테라퓨틱스가 오는 2023년 미 식품의약국(FDA)에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기반 고형암(단단한 덩어리 종양)' 치료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고형암은 인체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다케다 약품공업은 현재 자국에서 같은 치료법에 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카스젠 세라퓨틱스는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에 항암 단백질 유전자를 포함한 'CAR-T' 세포를 투여했다. 항암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물론 위암, 췌장암 등에 효과가 있는 단백질 유전자를 추가로 결합해 전이 암을 추적·공격하는 효과를 검증했다.
카스젠 세라퓨틱스는 작년 유럽 임상 종양학회에서 37명에게 해당 치료약을 투여한 결과, 항암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위암·식도암 환자 18명 중 11명의 암 세포가 작아지거나 사라졌다. 암 세포 증식 억제 효과 표본까지 합하면 총 15명에 효과가 있었다.
회사는 현재 위암 대상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을 계획 중이다. 1상을 진행 중인 미국에서는 2023년 당국에 치료약 제조·판매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세계에서 매년 약 2000만명에 달하는 신규 암 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망한다. 5000만명 이상인 한 해 전체 사망자의 6분의 1 수준이다. 인구 증가와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층 확대로 암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치료약 시장 규모는 3137억달러를 형성할 전망이다. 2021년과 비교해 77% 증가한 수치다. 환자 수가 많은 폐암, 대장암 등 고형암용 제품이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