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가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했다. 최근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마스크 착용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을 고려, 규제 완화를 결정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부터 사업장과 점포 대상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는 작년 12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실내 영업 사업장이 고객에게 '백신패스'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도록 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뉴욕주는 지하철, 버스, 공항 등 대중교통과 학교, 병원 등 유동인구가 많고 밀집도가 높은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또 식당이나 소매점이 자의적으로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최근 줄고 있는 신규 감염자·입원자 수를 감안해 규제 완화 조치를 내렸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팬데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엄격한 방역 대책을 고수했던 주 정부들도 속속 마스크 규제 완화에 나서는 추세다. 중서부 일리노이주는 9일 이달 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방침을 밝혔다. 동부 매사추세츠주는 오는 28일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생 및 교사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앨 계획이다. 동부 델라웨어주에서는 11일부터 실내 공공 시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콜로라도주 덴버시와 로드아일랜드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그동안 공화당 출신 지사가 선출된 남부 텍사스주나 플로리다주에서는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금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엄격한 방역 체계를 주장했던 민주당원 출신 주지사의 뉴욕주 등이 행동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미국 경제·사회가 일상 회복으로 향하는 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앤서니 파우치 미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코로나19의) 본격적 유행 단계는 거의 끝났다”면서 향후 행동 제한 조치가 지속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미국 내 감염자 수는 여전히 많다”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를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CDC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7일 약 24만7000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를 기록한 하루 80만명에서 70% 감소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