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대대적 앱 혁신을 준비하는 것은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모두 하나의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싶어하는 MZ세대 요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토스, 카카오뱅크 등 주요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앱 월간활성사용자(MAU) 대비 은행 앱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월간활성사용자(MAU) 상위 금융 앱은 토스(약 1400만명), 카카오뱅크(약 1250만명), 카카오페이(약 2150만명)이다. 국민은행 KB스타뱅킹 900만명, 신한 쏠 858만명으로 격차가 상당하다. 비대면 디지털 금융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앱을 핵심 금융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더 이상 격차를 두고 볼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한은행은 올해 추진하는 핵심 디지털 사업 중 하나로 쏠 앱 전면 개편 '뉴 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원점에서 은행 앱을 다시 설계해 서비스하는 수준으로 대대적 변화를 꾀한다.
핵심은 은행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 개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빅테크 플랫폼 대비 사용자 불만이 컸던 사항 중심으로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기로 했다.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한 맞춤형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UI·UX를 재설계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사용자 풋프린트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서비스와 마케팅도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AI 챗봇 등 기존 보유한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이를 서비스에 녹여내 더 쉽고 직관적으로 원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를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MZ세대 고객을 유인할만한 쉬운 금융 서비스로 재무장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새로운 올원뱅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MZ세대를 유인하기 위해 NH멤버스 포인트를 금·은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하기로 했다. 비대면 금융상품을 확대 적용하고 NH페이, QR·바코드 송금·결제, 모바일 제증명서 발급, 비대면 화상상담 등을 신설해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혁신 편의 서비스와 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NH투자·카드·보험 등 농협 금융계열사 핵심 상품·서비스를 개인화해 노출하고 해당 앱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올원뱅크가 NH금융 허브 역할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NH원패스 기반의 자동로그인과 간편가입 연계 기능을 지원한다.
시스템 아키텍처도 정비한다. 신규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적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다.
우리금융그룹은 MZ세대에 특화한 플랫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 사용자가 많은 '위비뱅크'와 별개로 은행·증권·카드 등 기존 금융 서비스 외에 MZ세대가 흥미로워 하는 디지털자산까지 포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1월 MZ세대 특화 플랫폼 TF를 출범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아직 증권사 인수가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그룹 변화와 맞물려 특화 플랫폼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앱이 빅테크 앱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앱만큼 로그인, 송금·이체 등 기본 금융 서비스 기능이 상당히 편리해졌지만 아직도 은행 앱은 불편하고 무겁다는 고정관념이 크다”며 “금융을 중심으로 유통, 생활, 디지털 등 다양한 생활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핀테크를 뛰어넘을 만한 혁신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표] 주요 시중은행 차세대 앱 프로젝트 추진 현황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