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해외로 이전한 스마트폰 협력사 생산 라인 일부를 구미 공장으로 다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등 주요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겪고 난 뒤 내린 특단책이다. 효율성을 최우선을 두고 생산 체제를 최적화했던 삼성 스마트폰 생산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베트남 스마트폰 협력사 생산 라인 2개를 경북 구미 사업장으로 옮겨 왔다. 제조 거점을 해외로 옮긴 후 구미 공장 생산라인을 확충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은 약 3억대다.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두 곳의 공장에서 삼성 전체 스마트폰의 약 60%를 생산한다. 인도 노이다 공장이 맡은 물량도 1억대에 이른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한다.
국내 유일 휴대폰 생산기지인 구미 사업장은 새로운 공정 기술을 선행 적용하고 전파하는 제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갤럭시S 등 플래그십 제품군의 국내 물량을 전담했지만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여 왔다.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해부터다.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 거점이 코로나19로 셧다운되면서 극심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공급망 관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해외 생산 라인을 국내로 다시 옮기는 '리쇼어링'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특히 브랜드 신뢰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 관리와 감독 수준 제고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 원가 상승을 감수하면서라도 구미로 생산 라인을 재이전했다는 분석이다.
25일 공식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도 국내 물량은 대부분 구미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 극대화를 위해 출고가 동결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 리쇼어링뿐만 아니라 해외 거점 공장별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베트남에 집중된 스마트폰 생산량을 글로벌 전역으로 분산, 특정 지역에서 공장이 폐쇄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일부 주요 협력사에도 글로벌 생산 공장별 생산능력 다변화 추진을 권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미 현지 제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2개 라인이 구미로 옮겨 왔다”며 “국내 생산 물량을 점차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