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내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자가 바뀐 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기관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일이 꼬였다. 특히 서울사랑상품권 운영 관련 2개 사업자 간 인프라 연동이 되지 않으면서 사용자들은 2개 앱을 번갈아 가며 이용하는 아이러니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맹점주는 더 황당하다. 정산을 받아야 하는데 두 사업자 간 연동작업이 되지 않아 정산도 따로 받고, 방법을 몰라 결제 처리가 되지 않는 금융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제로페이를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빚어지는 문제다. 서울시가 선보인 서울페이플러스는 제로페이와 동일하다. 동일한 기능의 브랜드를 추가로 출시한 상황이다. 이중투자, 전시행정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제로페이 출범 배경은 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제로'라는 구조를 선보임으로써 영세상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함이었다. 민간 페이가 아니다.
사업 성격과 본질이 흐려져선 안 된다.
최근 일련의 운영 미숙과 서비스 장애 문제가 본질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금융고속도로 IT망을 깔아 놓고도 다른 톨게이트를 이용하라는 아전인수 행각은 막아야 한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을 위한 전용도로다. 물론 서울시도 억울할 수 있다. 사업자 사이에 불거진 갈등 책임이 지자체로까지 번지는 여론이 못마땅할 만하다. 그래도 모든 중심에는 소비자와 영세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상인이 제로페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간편결제진흥원과 신한컨소시엄이 기능을 나눠 이제라도 역할 분담에 나서길 바란다. 소비자 결제 인프라는 신한, 가맹점 정산 인프라는 간편결제진흥원이 분담해서 이 같은 혼란을 막는 게 급선무다.